盧 “前정권이 기소, 現정권 문제돼” 대통령실, 이르면 오늘 수리할 듯 檢, 당분간 ‘대행의 대행’ 체제 운영
사의 표명 뒤 퇴근하는 盧총장대행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분간 차순길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총장 대행직을 맡는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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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 항소를 포기한 지 5일 만이다.
이날 오후 5시 20분경 사의를 표한 노 권한대행은 오후 9시 반경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 정권이 기소해 놓았던 게 전부 다 현 정권 문제가 돼 버리니까, 검찰에서는 ‘저쪽’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저쪽’에서 지우려고 하는데 우리는 지울 수 없는 상황이 부대껴 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 기소한 대장동 사건을 현 정권하에서 처리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권한대행은 하루 종일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다 대검 참모진에게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퇴근 전까지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로 바뀌었다”는 그는 참모진이 ‘검사들이 집단 보직 사퇴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우려를 전하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은 노 권한대행이 사퇴하지 않으면 단체로 사직 의사를 밝히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권한대행은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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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12일 오후 6시 37분경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노 권한대행 면직안이 제청되면 이를 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노 권한대행의 사의 표명을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올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뒤 검찰청 해체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과 맞물려 후임 검찰총장을 임명하지 않아 총장직은 4개월째 공석이었다. 이 와중에 노 권한대행마저 스스로 물러나면서 검찰은 당분간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