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김건희, 로저비비에 제품 자주 착용… 특검 출석땐 같은 브랜드 신발 전대 당시 대통령실, 나경원 공개 비판 羅 결국 불출마… 안철수 압박 논란도 특검, 대가성 있는지 확인할 방침
● 金 당선 직후 金 여사에게 간 명품 가방
김건희 여사가 2023년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부인에게 받은 것으로 알려진 100만 원대 로저비비에 손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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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방이 건너간 시점이 2023년 3·8 전당대회 직후인 3월 17일인 만큼 특검은 대가성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2022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과 2023년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들었다. 올해 8월 6일 특검에 처음 출석할 때도 이 브랜드 신발을 신는 등 로저비비에 제품을 자주 착용한 바 있다.
정치권과 특검이 이 가방을 주목하는 건 3·8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당시 전당대회는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이준석 전 대표(현 개혁신당 대표)의 징계가 확정된 뒤 처음으로 치러진 전당대회였다. 당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경선룰을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돼 있는 ‘7 대 3’ 룰에서 당원 100% 룰로 바꿨다. 이를 두고 윤심(尹心·윤 전 대통령 의중)에 맞는 후보를 뽑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김 의원은 2022년 12월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지만 초기 여론조사 지지율은 저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고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김장 연대’를 형성하며 친윤 진영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김장 연대’가 부각된 후 경쟁 후보로 꼽히던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다른 경쟁 후보들에 대한 노골적인 ‘메시지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여론조사 선두권을 달리던 나경원 의원을 향해선 “공직(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자기 정치를 한다”고 공개 비판했고, 이후 친윤이 주축이 된 초선 의원 50여 명은 나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결국 나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통령실은 또 다른 경쟁 후보 안철수 의원을 향해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3·8 전당대회는 결국 김 의원의 과반 득표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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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청탁금지법 및 정당법 위반의 중대 범죄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비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당 대표가 되고 ‘당선을 도와줘 감사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달한 명품백을 단순한 ‘사회적 예의’라고 변명할 수 있느냐”며 “명백히 ‘윤심’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에 대한 대가성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이라고 했다.
김 의원 부부에 대한 고발장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접수됐다. 김경호 변호사(법무법인 호인)는 8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김 의원 부부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시키며 청탁금지법 위반이자 뇌물공여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수한 가액이 100만 원을 넘으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된다”며 “김 여사를 윤 전 대통령의 ‘경제 공동체’로 보고, 대가성 유무에 대한 추가적인 입증이 있다면 뇌물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