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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헐값 매각’ 콕 찍은 김민석…김건희 관여 의혹 들여다보나

입력 | 2025-11-05 17:09:00

金 “정부자산 매각 전수조사…문제땐 취소”
2023년 YTN 지분매각 ‘헐값 우려’ 언급
국감서 與가 제기한 의혹 연관 가능성




김민석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0.28. 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와 현 정부에서 진행된 정부 자산 매각 사례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 조사와 감사를 실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김 총리가 2023년 YTN 지분 매각 건을 직접 언급하며 문제가 확인되는 사례의 경우 검·경 합동 수사로 법적 책임을 묻거나 계약 취소 등 원상회복 방안도 강구하라고 지시한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 “문제 확인되면 검·경 수사, 계약 취소도 강구”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3일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지시 관련해 후속조치 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 같은 긴급지시를 내렸다. 김 총리는 “각 부처 및 관계기관은 원칙적으로 정부의 자산매각을 전면 중단하고, 부득이한 경우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한 대통령 지시를 엄중히 인식하고 철저히 이행하라”고 밝혔다.

이날 김 총리는 매각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와 감사를 지시하면서 “헐값 매각 우려가 제기된 YTN 지분매각”이라고 언급했다. 한국마사회와 한전KDN이 보유했던 YTN 지분을 2023년 유진기업에 공동으로 매각한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정부 자산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것. 이어 김 총리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가치 훼손 및 특혜 제공 등 문제가 확인된 경우 검·경 합동 수사 등을 통해 법적 책임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계약취소 등 원상회복 방안까지도 지체없이 강구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김 총리가 YTN 지분매각을 정조준한 데는 전 정부 때부터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가 YTN 매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YTN 건을 언급한 것은 김 총리 혼자 판단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과 소통한 결과일 것”이라며 “매각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부 및 공기업·공공기관 자산까지 전수 조사

김 총리의 긴급 지시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곧바로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서 이뤄진 자산매각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에 정부가 전수조사 대상으로 삼은 자산에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재산뿐만 아니라 타 중앙부처, 공기업, 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유재산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해선 전체적인 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 제시와 제도개선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매각하는 사유가 진짜 불가피한 경우인지 또는 가격이 너무 싼 건 없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어떤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보완하는 작업을 하면서 제도 개선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정부 자산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주장을 잇달아 제기했다. 과거 논란이 된 주요 사례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안전가옥으로 쓰였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이다. 이 건물은 캠코의 매각 과정에서 감정평가액(183억5000만 원)의 65% 수준인 120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민주당 박민규 의원실에 따르면 캠코가 매각한 국유 부동산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를 밑돈 비율은 2020∼2022년 4.4∼11.0% 수준이었지만 2023년 42.7%, 2024년 58.7%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각한 795건 가운데 28건(3.5%)는 낙찰가율이 50%에 불과해 사실상 ‘반값 매각’에 해당했다. 지난해 매각된 제주시 노형동의 137.3㎡ 규모 부동산은 감정가(42억3021만 원)의 절반인 21억1511만 원에 낙찰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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