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어스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씨엔어스 본사 전경. ㈜씨엔어스 제공
위기 속에서 빛난 ‘사람의 힘’
2025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박해오 ㈜씨엔어스 대표(오른쪽)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직접 상을 수상고 있다. ㈜씨엔어스 제공
박해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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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정규직·무정년제… ‘평생고용’으로 기업의 신뢰 쌓다
씨엔어스의 고용 구조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이다.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고용 불안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계약직, 파견직이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는 ‘고용의 질’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박 대표는 “사람이 안심해야 기술이 쌓이고 기술이 쌓여야 회사가 발전한다”며 “단기 이익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확실한 경영 전략”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씨엔어스는 매년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씨엔어스는 근로 환경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작업장 조명·온습도 관리, 자동화 라인 도입, 휴게공간 확충 등 근무 환경을 꾸준히 개선하며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복지 측면에서도 장기근속자 포상, 가족 동반 워크숍, 자녀 장학금 제도 등을 운영하며 ‘회사와 함께 살아가는 일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씨엔어스는 고용노동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에서도 ‘고용 안정 모범기업’으로 불린다. 단순히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행복한 일터’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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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경영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력이다. 씨엔어스는 2008년 자체 연구로 국내 최초의 학생복용 허리 조절기를 개발했다. 당시만 해도 해외 의존도가 높던 시장에서 완전한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현재 국내 학생복 시장의 95%를 점유하는 절대적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 연간 300만 개 이상을 생산하며 고용의 기반이 되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췄다.
박 대표는 “기술을 빼앗기면 시장도 일자리도 지킬 수 없다”며 “기술은 단순한 생산 수단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삶을 지탱하는 울타리”라고 설명했다.
씨엔어스의 기술력은 품질관리에서도 빛을 발한다. 모든 부자재는 자동화 라인을 통해 정밀검사 과정을 거치며 출고 전 전수검사로 불량률을 최소화한다. 이런 철저함이 20년 이상 이어진 국내 주요 학생복 브랜드들과의 신뢰를 만들었다.
최근 씨엔어스는 스포츠웨어, 골프웨어, 아웃도어 등 고기능성 의류 브랜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부자재 제조 기업을 넘어 패션테크 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친환경·스마트 제조로 ‘다음 30년’을 준비하다
씨엔어스의 새로운 도전은 ‘지속가능성’이다. 화학 소재 대신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리사이클 섬유를 적용한 친환경 부자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연구소를 통해 소재 내구성·안전성 평가 시스템을 자체 구축했다. 박 대표는 “우리 산업도 이제 환경을 외면할 수 없다”며 “기술의 방향이 사람에서 지구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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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중소기업의 진짜 경쟁력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력”이라며 “사람이 회사를 만들고 회사는 다시 사람의 삶을 바꾼다는 선순환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늘의 씨엔어스는 단지 ‘오래된 회사’가 아니라 ‘함께 오래 가는 회사’다.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믿고 사람을 통해 기술을 완성한 기업. 변화가 빠른 시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들의 철학은 한국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말해주고 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