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 잉걸스와 차세대 함정 협력 경주 APEC서 MOA 체결·본격화 MRO 넘어 건조로, 협력 확대 美 조선시설 투자·합작사 검토
2024년 2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 세번째)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두 번째)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HD현대는 26일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열린 이날 체결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과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전략개발 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설계 및 건조 협력이다.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 및 군수물자를 제공하는 함정이다.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이 높고 효율적이어서 미 해군의 보급·물류 능력 현대화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미 해군은 최근 이 함정의 개념설계를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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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 등 현행법상 제약으로 인해 실제 건조는 미국 내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이번 MOA를 통해 미국 내 조선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헌팅턴 잉걸스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를 공급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양사는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미 해군 및 동맹국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MRO)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이번 MOA는 미 해군 발주 사업 공동 참여,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등 한국과 미국의 대표 방산 조선 기업 간 실질적 협력 사례”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에릭 츄닝 부사장은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코리아 2025’의 일환으로 27일 HD현대가 주최하는 ‘퓨처 테크 포럼’에서 양사의 협력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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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