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정보 되돌리기’ 실험 성공 슈퍼컴이 3.2년 걸릴 계산, 2.1시간만에 끝내
구글 양자 프로세서 ‘윌로우’. 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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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퀀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양자컴퓨터로 세계 2위 슈퍼컴퓨터보다 1만3000배 빠른 속도를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한번 흩어진 양자 정보가 다시 모이는 과정을 관측한 이번 연구는 실질적 문제에서 ‘양자 우위’(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의 성능을 앞지르는 것)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 65개로 구성된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를 활용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3일 공개됐다.
연구팀은 양자 회로를 일종의 ‘시간 되감기’ 방식으로 조작해 한번 흩어진 양자 정보가 다시 응집되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관찰했다. 이때 정보 복원 정도를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인 ‘시간 비정렬 상관함수(OTOC·Out-of-Time-Order Correlator)’를 직접 측정해 양자 정보가 실제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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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65큐비트 회로의 2차 OTOC를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프런티어’로 계산할 경우 약 3.2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약 2.1시간 만에 처리를 완료했다. 2차 OTOC는 OTOC 측정을 한 단계 확장한 개념으로, 양자 정보의 되돌림을 여러 시간 구간에서 교차 관찰함으로써 미세한 상호작용까지 포착하는 고차 지표다.
OTOC 측정 결과를 일반 컴퓨터로 재현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그동안 구글이나 IBM이 사용했던 방법 외에, 이 같은 OTOC 측정이 양자 우월성을 증명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2차 OTOC 데이터를 활용해 물리 시스템의 에너지 및 상호작용 구조를 거꾸로 계산해내는 ‘해밀터니안 학습(Hamiltonian learning)’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는 양자 정보 되돌림 기술이 실제 물리계 분석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양자 우위 연구는 주로 ‘무작위 회로 샘플링’ 같은 활용성 낮은 문제에 집중됐다. 2024년 구글의 105큐비트 ‘윌로’ 프로세서와 2025년 중국과학기술대(USTC)의 ‘쭈충즈 3.0’ 프로세서가 압도적 성능을 보였지만 실용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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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ga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