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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깨닫고 싶다면, 법당 먼지를 닦아라”

입력 | 2025-10-18 01:40:00

◇스님의 청소법/마스노 슌묘 지음·장은주 옮김/252쪽·1만8000원·유노책주




중국 원나라 때 중봉명본(中峰明本)이라는 한 선사가 있었다. 그에게는 제자가 많았는데, 제자들이 깨달음이란 무엇인지 물을 때마다 선사는 “법당의 먼지를 닦으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불교에선 오래전부터 청소를 깨달음에 이르는 길 중 하나로 여겨왔다.

책은 일본 주지 스님인 저자가 청소라는 행위를 통해 진정한 풍요로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한 기록이다. 저자는 “흐려진 마음을 닦아 반짝반짝 빛낸다는 생각으로 청소를 하자”며 “청소란 더러움을 털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닦는 것”이라고 권한다.

책에는 실제 청소할 때 적용할 4개의 방법을 소개한다. 가장 먼저 거론한 ‘수행 청소법’은 일부러 애쓰지 않고, 순간순간 눈앞의 일에 전념하는 청소법이다. 저자는 하나하나 자신의 몸으로 확인하고 경험해 가는 게 ‘수행’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 몸을 사용하는 일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고작 청소라도 한결같이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 이를 수 있는 경지가 반드시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가장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는 ‘리셋 청소법’이 있다. 불교 수행승에게는 다다미 한 장 분량의 공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수행승은 이곳에서 좌선(坐禪), 식사, 수면을 모두 진행한다. 일반인이 보면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얼마 지나면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불필요한 게 없으니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이름 그대로인 ‘아침 청소법’과 ‘습관 청소법’ 등도 참고할 만하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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