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후폭풍 마포-성동 등 “집값잡기 힘들 것” 매물 거둬 집주인들 호가 하루만에 5000만원 올리기도 신혼부부-젊은층 많은 서울외곽은 대출규제 타격 구리-안양 만안-용인 기흥 벌써 풍선효과 조짐
서울 아파트값이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며 비규제지역 중심으로 과열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12일 서울 남산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심 전경을 감상하고 있다. 2025.10.12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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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6명이 전세 끼고 매수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았습니다. 충청도에서 온 고객도 있었는데 매물이 없는데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5000만 원씩 올려 거래가 쉽지 않습니다.” (마포구 공인중개사)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자마자 집주인이 7000만 원을 낮춰 ‘급매’로 팔아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신혼부부나 청년층이 많은 지역이라 규제 타격이 크죠.”(노원구 공인중개사)
10·15 부동산 대책 다음날인 16일. 이날도 부동산 시장 혼란은 계속됐다. ‘한강벨트’ 등 기존에 수요가 많은 지역은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며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면 대출을 받지 않으면 집을 사기 어려운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서울 외곽 지역은 가격을 낮춘 ‘급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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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성산시영’은 전용 59㎡가 10월에만 6건이 거래됐다. 9월까지는 13억~14억 원대에 거래됐지만, 규제 직전인 13일에는 15억 5000만 원으로 1억 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현재는 호가가 16억 원까지 오른 상태다. 성동구 옥수동 대단지인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는 10일 23억8500만 원에 전용 59㎡가 거래됐다. 6월에는 22억 원에 거래됐지만 그 사이 1억8500만 원이 오른 것이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예상하지 못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 지정으로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19일 이전에 계약하는 조건으로 전세를 낀 매물이 호가를 2000만 원 가량 낮춰 나왔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전세를 끼고는 매매 자체가 불가능하니 호가를 낮춰서 급하게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지니 그 전에 매도하려는 집주인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를 피한 경기 구리시와 안양시 만안구, 용인시 기흥구 등에서는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소 오던 문의량보다 어제(15일) 정책 발표 후 문의 전화가 2, 3배 정도 늘었다”며 “이번 주말에 벌써 4명이 집을 보러 오기로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신혼부부나 젊은 세대의 문의가 많았다. 안양시 만안구 공인중개사는 “대책 발표 이후 실제 거주할 수 있는 매물을 찾는 20, 30대 신혼부부 문의의가 많이 온다”며 “원래 매수하려던 지역에선 대출이 안 나오니 만안구나 다른 비(非)규제지역을 알아본다고 했다”고 전했다. 구리시 대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가 비껴갔으니 매수세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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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