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연계, 한국인 유인 가능성도 조사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과 베트남 국경 지역 쯔러이톰에 위치한 온라인스캠범죄단지.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 단지들은 최근 1~2년 사이에 생겼다. 범죄조직들은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자 눈을 피하기 위해 국경지대로 거점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10.1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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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베트남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한국인 여성 박모 씨가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씨는 8일 베트남 떠이닌성 국경 검문소 인근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한국인 남성 2명과 함께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부검을 실시한 뒤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박 씨가 캄보디아 내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관돼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텔레그램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박 씨가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현지 범죄 사무실에 공급하며 수익을 나눴다”고 주장했다. 박 씨가 한국인 여성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해 인신매매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관련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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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행 여행객에 대한 검문도 강화됐다. 15일 인천국제공항 캄보디아행 탑승 게이트에서는 현지 범죄 연루가 의심되는 30대 남성이 여행 목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출국이 제지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한국인을 캄보디아 범죄에 유인하는 구인 광고가 계속되는 데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긴급심의 제도를 활용해 삭제 조치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캄보디아 등 해외 체류 중인 한국 국적의 보이스피싱 총책급 범죄자 20여 명의 송환도 준비하기로 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 합동대응팀은 16일 오전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구금된 한국인 송환 문제를 논의했다. 훈 총리는 “한국 국민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심심한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도주 중인 용의자 체포와 캄보디아 내 한국 국민 보호를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