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대책 발표 전부터 ‘대출 막히기 전 사자’ 대거 몰려 국토부 홈피 폭주 일시 접속장애도 추석 전후 ‘5대은행 가계부채’ 급증… 4일만에 1조2829억↑, 9월분 넘어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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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5억 원을 들고 와서 전세 끼고 빌라를 사겠다고 하더라고요. 규제 전에 사려고 급하게 매물을 찾는 수요가 많습니다.”(마포구 공인중개사)
“대책 발표되자마자 문의 전화가 30통 정도 온 것 같아요. 혹시 문제가 생길까봐 오늘(15일)까지 잔금 처리하겠다며 퇴근하자마자 사무소로 오겠다는 문의가 쇄도합니다.”(서울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15일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는 관련 전화가 쇄도했다.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거나, 대출규제가 적용되는 16일 전 매매계약을 하려는 이들이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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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 보겠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계약금 넣게 일단 계좌부터 달라고 해야 한다. 어제도 밤 12시까지 상담하고 퇴근했고, 오늘 오전에만 3명이 계약금을 넣었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의 재건축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오후에 중년 부부가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서 오늘 중에 평수 상관없이 재건축 단지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지 문의했다”며 “이미 추석 전후로 거래될 매물은 다 거래돼서 매물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성동구 금호동 벽산아파트 전용 59㎡는 규제 발표 직전인 12일 15억8500만 원에 거래됐다. 9월에 이뤄진 직전 최고가 거래 가격 14억1000만 원보다 2억 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지역이 되면 대출이 안 나오니 일주일 새 1억 원 가까이 오른 가격에도 매수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서울 재개발 지역 공인중개사는 “20대 매수자가 주말에 급하게 전화 와서 재개발 예정 지역 빌라를 매수하고 어제 실거래 신고까지 마쳤다”고 했다. 규제지역 빌라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40%로 줄어들다 보니 아파트보다 인기가 덜한 빌라까지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이날 대책 발표 직후 국토부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몰리며 일시적으로 접속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 전세를 끼고 집을 사도 문제가 없는지 등을 문의하는 글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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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영업일간 5312억 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분(1조3135억 원)의 절반(40.4%) 수준이다. 은행 관계자는 “추석 전후에 고객들이 주택 매수 관련 문의를 위해 은행 창구를 많이 찾았다”라며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예고되면서 집 살 사람들이 한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