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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국내 정보기관 MI5, 의원들에게 “중·러 스파이 주의” 경보

입력 | 2025-10-14 10:34:15

스타머 정부, 中 스파이 혐의자 기소 중단으로 야당 비판받은 후 나와
“비공개적인 만남·기부 행위·공개적인 아첨 주의”



ⓒ뉴시스


영국 국내 정보기관 MI5는 13일 의회 의원들에게 중국, 러시아, 이란의 스파이가 국가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목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이례적인 공개 경고를 발표했다.

이 같은 경고는 검찰이 중국을 위해 국회의원을 감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두 영국인에 대한 재판을 포기한다고 발표한 지 1주일만에 나왔다.

검찰은 영국 정부가 이들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불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MI5는 정치인과 직원들에게 협박이나 피싱 공격을 통해 정보를 빼내려는 스파이, 정치인과 장기적이고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스파이, 정치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기부를 하는 스파이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MI5 켄 맥컬럼 국장은 “외국이 영국의 중요한 정보를 훔치거나 우리의 민주적 절차를 조작할 때, 그들은 단기적으로 우리의 안보를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주권의 기반을 침식한다”고 말했다.

MI5는 정치인들에게 비공개적인 만남을 요청하는 등 특이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공개적인 아첨이 있는 경우 조심하라고 촉구했다.

맥컬럼 국장은 의원들에게 보낸 권고문에 첨부된 발언에서 “이 지침을 읽는 모든 사람은 영국 민주주의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오늘 당장 행동에 나서 영국 민주주의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6일 중국 간첩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던 두 남성에 대한 기소를 포기했다.

중국 싱크탱크 ‘차이나 리서치 그룹’의 전 소장 크리스토퍼 캐시(30)와 크리스토퍼 베리(33)는 2023년 3월 처음 체포된 뒤 지난해 4월 중국 정보기관 요원에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기소는 공무상 비밀 보호법에 따라 이루어졌는데 이 법은 적에게 유용할 수 있는 문서를 전달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불기소 결정이 나오자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고의로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재판 포기에 대해 영국 언론도 스타머 총리 정부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총리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된 증거는 이전 정부 정책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노동당은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압승하며 14년만에 보수당에서 정권을 되찾아왔다.

보수당과 다른 야당 정당들은 스타머의 노동당 정부가 중국을 화나게 하지 않기 위해 고의로 재판을 무산시켰다고 비난했다.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이 정보를 훔치도록 지시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악의적인 중상모략이라고 처음부터 강조해 왔으며 우리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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