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단계 휴전 서명식 참석 英-佛-獨 등 20개국 정상 총출동 이스라엘도 팔 수감자들 풀어줘 하마스, 무장해제 거부 재기 노려… 가자지구 2단계 합의 난항 예고
트럼프, 이스라엘 의회서 “중동의 여명” 1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의회(크네세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 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는 백악관에 있었던 그 어떤 미국 대통령보다 이스라엘이 가진 가장 위대한 친구”라고 말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이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예루살렘=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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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했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 전원을 13일(현지 시간)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발발 후 737일 만이다. 이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구상에 따라 10일 발효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안이 순조롭게 이행된 것.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연이어 방문해 “전쟁은 끝났다(War is over)”고 선언했다. 다만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 등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2단계 합의까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트럼프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이집트 순방길에 오르며 ‘휴전이 지속될 것으로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휴전은 유지될 것이고, 국제안정화군이 훌륭하고 강력한 지원 역할을 일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자 휴전 합의가 내가 관여한 일 중 가장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인질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되자 약 40초간의 박수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것(1단계 합의)은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여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날의 만행으로 삶이 영원히 바뀐 모든 유가족과 이스라엘 국민에게 미국은 두 가지 영원한 맹세를 나눌 것”이라며 “‘결코 잊지 않겠다(Never Forget)’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Never Again)’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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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휴전안 이행의 하이라이트는 이스라엘 생존 인질 석방이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이던 인질 48명(시신 포함) 중 생존자 20명 전원이 석방된 것. 영국 BBC에 따르면 석방된 인질 중에는 쌍둥이 갈리 베르만, 지브 베르만 형제와 3월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출연했던 마탄 앙그레스트, 피아니스트 알론 오헬 등이 포함됐다. 남은 28구의 인질 시신도 곧 이스라엘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종신형을 받은 250명을 포함해 1966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로 이동해 자신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20여 개국 정상들이 회의를 열고 가자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 철군 등 난항 예상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전쟁 종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평화까진 아직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전날인 12일 방송 성명을 통해 “군사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앞으로 직면할 중대한 안보 도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번 1단계 합의가 상호 인질 교환과 충돌 중단 등 제한적 의미만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전문가들은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 재건 등 2단계 평화 협상이 1단계보다 훨씬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제시한 평화계획 20개 조항엔 하마스 무장 해제와 국제안정화군 배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이 담겼다. 이후 팔레스타인인 기술 관료가 주도하는 민간 정부를 가자지구에 수립하는 게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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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