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부터 K뷰티, K푸드까지. 한국의 대중문화는 미국 뉴욕을 비롯해 해외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순수 예술’ 비중이 높은 K아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순수 예술 분야에서 뉴욕은 풍성하고 서울에선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세심한 큐레이팅과 소장품 연구를 바탕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기획 전시를 선보이는 미술관들이야말로 K아트가 나아갈 방향에 좋은 나침반이 될 수 있다.
● 새로운 시도에 열린 개방성
뉴욕 현대미술관(MoM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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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현대미술관(MoMA) 제공
2025년 9월 14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열리는 전시 ‘만 레이: 사물이 꿈꿀때’의 전시 전경. 뉴욕=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정체성 살리는 전시 많아져야”
하우저 앤드 워스,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와 작가 제공
유크노비치처럼 젊은 화가의 이례적인 전시에는 나름의 맥락이 있다. 작가는 미술관이 소장한 프랑수아 부셰의 로코코 대표작 ‘사계절’을 모티프로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했다. 이곳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부관장인 자비에 살로몬은 “프릭 컬렉션에 신선한 현대적 목소리를 불어넣는 시도로 전통 미술과 현대 사이의 대화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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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프릭 컬렉션의 캐비닛 갤러리에서 열리는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사계절’ 전시 전경. 하우저 앤드 워스,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와 작가 제공
이런 전략은 최근 ‘미술관 건립 붐’이 일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술관은 건물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고유의 소장품과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기관이 돼야 지속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한 미술 관계자는 “국내 미술관은 세련된 건물이나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의 관객이 매년 늘어나듯 미술관도 질 좋은 소장품과 깊이 있는 기획 전시를 갖춰 긴 호흡으로 운영을 이끄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뉴욕=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