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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후 계속 흡연? “2년 내 사망률 ‘두 배’로 껑충”

입력 | 2025-10-13 11:54: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암 진단 후 금연을 하면 흡연을 지속한 사람보다 거의 1년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학 분야의 대표적 국제 학술지 전미 종합 암 네트워크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10월 호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리쉰첸 박사(공동 저자)는 “담배를 끊기에 ‘너무 늦은 때’도 ‘너무 아픈 상태’도 없다”며 “진행성 암이라도 진단 후 흡연을 중단한 사람들은 계속 피운 사람들보다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길었다”라고 말했다.

1만3000여명의 암 환자 추적

연구진은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워싱턴대 의대 부속 사이트맨 암센터(Siteman Cancer Center)에서 치료받은 1만3000명 이상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후 금연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암 진단을 위해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6568명(49.5%)는 흡연 경험이 없는 비흡여자, 4989명(37.6%)는 과거 흡연자, 1725명(13%)은 현재 흡연자로 나타났다.

현재 흡연자 중 암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담배를 끊은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흡연 지속한 사람, 2년 내 사망률 ‘두 배’ 더 높아

진단 후 6개월 내 금연하지 않고 계속 흡연한 사람은 금연한 사람에 비해 2년 내 사망 위험의 거의 두 배(97%) 높았다. 즉, 암 치료의 하나로 금연에 성공한 환자들은 평균 약 1년 더 오래 생존했다.

금연, 암 치료의 네 번째 축으로 삼아야

제1 저자인 스티븐 토마시(Steven Tohmasi) 박사는 “금연 같은 생활 습관의 변화가 일부 항암치료보다 생존 기간을 더 길게 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금연 치료를 수술·방사선·항암 및 면역치료와 함께 암 치료의 ‘네 번째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 치료에서 금연을 부가적 선택이 아닌 치료 계획의 핵심 요소로 다뤄야 한다”라며 “그렇게 할 때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며, 진정한 의미의 포괄적 암 치료를 실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료평가로 논문을 심사한 듀크 대학교 암 연구소 금연센터장 제임스 데이비스(James Davis) 박사는 “담배를 끊은 암 환자의 생존율이 두 배 높다는 건 정말 놀러 온 효과”라며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암 진단 전후의 금연이 생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암 진단 환자 10명 중 4명 담배 못 끊어

한편 최근 국내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암 환자 관리’(Supportive Care in Cancer)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 암 진단 전후로 건강검진을 받은 환자 26만 9917명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흡연자 10명 중 4명은 암 진단 후에도 여전히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지속 흡연군은 지속 비흡연 군 대비 심근경색 위험이 64% 더 컸다. 허혈성 뇌졸중과 심부전 발생 위험 또한 각각 61%와 55%로 높게 나타났다.

재흡연·흡연 시작 군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53%,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29%, 심부전 위험은 28% 증가했다.

금연 군은 흡연 전력으로 인해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22%)과 심부전(26%)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흡연을 이어간 환자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아 금연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심방세동은 암 진단을 계기로 금연한다면 비흡연 군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위험이 감소하는 확실한 개선을 보였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oi.org/10.6004/jnccn.2025.7059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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