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40% 오른 삼성전자…개인 10조원 순매도 ‘탈출’ AI 사이클 합류에 “목표가 12만원”…외인 보유율 58.85%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 2023.10.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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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반쯤 됐을까요? 버틴 끝에 익절했습니다. 없는 돈이다 생각하고 꾹 참고 기다렸더니 9층에서 처음 샀던 저에게도 기회가 오긴 오네요. 이렇게 가는 걸 보니 이번엔 정말 십만전자가 올까 싶기도 하고요. 다시는 삼성전자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했는데, 조정을 받으면 다시 사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30대 회사원 박모씨)
삼성전자(005930) 랠리가 지속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마저 경신했다. 수 년간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에 지쳤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급등을 기회 삼아 보유 지분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9만 원대에 ‘물린’ 투자자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오며 매도세에 불이 붙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0조 2427억 원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개인은 14조 2755억 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10조 원가량이 최근 한 달에 집중됐다. 삼성전자가 6만 원대에서 9만 원대까지 급등하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은 서둘러 차익실현 혹은 ‘탈출’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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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버틴 끝에 반전이 찾아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글로벌 AI 랠리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호재가 쏟아지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9월 한 달 동안 주가는 6만 9700원에서 8만 3900원으로 20.37%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도 불과 3거래일 만에 12.51% 추가 상승했다. 10일 종가는 9만 4400원으로 액면분할 이후 최고치인 9만 1000원을 돌파했다.
주가 봄바람은 삼성전자도 AI 사이클에 합류했단 기대가 일으켰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단 소식이 나왔고, 발주 협의 중이라는 보도로까지 이어졌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 약속, 삼성전자의 HBM 주요 공급처인 AMD와 오픈AI의 전략적 협력 소식이 더해지며 투심을 자극했다.
삼성전자 종목 자체의 호재 외에도 AI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장기 호황기인 ‘슈퍼 사이클’ 진입 기대감이 크게 거론됐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기대도 반영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줄줄이 전망을 수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 원으로 제시했고, 이 외 최근 한 달간 발간된 18개 증권사도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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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인 투자자들이 던진 삼성전자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면서 외국인 보유율도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11월 13일(51.87%) 이후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51.85%)를 기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약 29% 올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