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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의사과학자’ 7800억 ‘잭팟’…뇌전증 신약물질 伊 수출

입력 | 2025-10-09 20:50:00

KAIST 제공


 KAIST가 78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9일 KAIST는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의 교원 창업기업인 소바젠이 난치성 뇌전증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후보물질을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에 기술 이전했다고 밝혔다. 총계약 규모는 5억5000만 달러(약 7800억 원)다.

기술 이전된 물질은 뇌전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돌연변이 유전자 ‘MTOR’를 표적으로 하는 리보핵산(RNA) 치료 후보물질이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약물이나 수술 등 여러 치료법이 사용되지만, 약물 효과가 작은 환자들에서 주로 MTOR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이번에 기술 이전된 물질은 이 같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과는 이 교수팀의 기초 의과학 연구가 실제 치료 후보물질 개발, 더 나아가 글로벌 기술 이전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교수팀은 2015년 난치성 뇌전증과 악성 뇌종양과 같은 치명적 뇌 질환의 원인이 뇌 줄기세포에서 생긴 후천적인 돌연변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박철원 소바젠 대표와 함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의사이면서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의사과학자’인 이 교수는 “국내 의대는 환자 진료 중심 문화인 반면 KAIST는 혁신과 산업화를 중시하는 연구 문화를 갖추고 있어 기초 연구와 신약 기술 수출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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