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 르호봇 코워십 스테이션에서 공유교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학범 목사(왼쪽)와 김인홍 어시스트 미션 사무총장. 김 목사는 “공유교회는 작은 교회들이 교회 운영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행정 부담에서 벗어나 사역 등 교회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라며 “물리적 공간은 작지만 에너지는 어느 교회 못지 않게 크고 충만하다”고 말했다. 김포=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난달 29일 경기 김포 ‘르호봇 코-워십 스테이션(Co-Worship station)’에서 만난 김학범 김포명성교회 목사는 이름도 생소한 ‘공유교회’ 사역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999년 김포명성교회를 개척한 그는 교회를 매각한 뒤 그 돈으로 2019년 교회 공유 사역 등을 담당하는 선교단체 ‘어시스트 미션’을 설립했다. 2020년 3월 문을 연 ‘르호봇’은 어시스트 미션의 첫 작품으로 현재 김포명성교회, 샘솟는 교회, 시와 사랑이 있는 교회 등 일곱 교회가 같은 예배당을 이용하고 있다.
“저도 처음에는 크고, 유명한 교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상가 내 교회에서 벗어나 우리 교회를 짓기 위해 준비를 했죠. 문득 이렇게 가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400여 명 되는 교인들을 흩어서 작은 교회로 나눠 보내고, 교회를 판 돈으로 공유교회 사역을 시작했지요.”
광고 로드중
경기 김포 르호봇 코워십 스테이션에서 공유교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학범 목사(왼쪽)와 김인홍 어시스트 미션 사무총장. 김 목사는 “공유교회는 작은 교회들이 교회 운영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행정 부담에서 벗어나 사역 등 교회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라며 “물리적 공간은 작지만 에너지는 어느 교회 못지 않게 크고 충만하다”고 말했다. 김포=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미자립 교회 목사의 경우 대부분이 별도의 직업을 갖고 생활비와 교회 운영비를 충당합니다. 공유교회가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신도들이 예배당 공유를 낯설어하거나 잘 적응하지 못해 나가는 곳도 있기는 하지요.”
김 목사는 “공유교회 운동이 점차 알려지다 보니 취지에 공감해 공유교회 사역을 시작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형 교회인 경기 부천 세상의빛동광교회(담임목사 류재상)가 설립한 공유교회 ‘52 처치 앤 카페(Church & Cafe)’도 그중 하나. 김 목사와 어시스트 미션은 행정과 초기 세팅에 대한 조언으로 이 교회 출범을 도왔다.
아이러니하지만, 공유교회 사역을 하며 그의 교회는 신자는 400여 명에서 40여 명으로 줄었다. 재정도 약 4분의 1로 감소된 작은 교회가 됐다. 기존 신자들을 인근 작은 교회로 보낸 데다 이사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했고, 교회 매각 대금은 공유교회 사역에 사용한 탓이다.
광고 로드중
김 목사는 “경제적인 장점보다 더 중요한 건 소유가 아닌 공유의 정신이 관성에 젖어있는 우리 신앙 생활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공유교회가 본질적인 영성을 찾을 수 있는 다리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포=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