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와 국경 맞댄 동유럽 소국 옛 소련서 독립후 유럽-러 사이 불안 反러 확산… EU 가입 탄력 받을 듯
28일 동유럽 몰도바의 수도 키시너우에서 친유럽 성향의 집권당 ‘행동과 연대당(PAS)’ 지지자가 국기를 두른 채 휴대전화로 총선 개표 결과를 확인하며 미소짓고 있다. 이날 실시된 총선에서 PAS는 친러 성향 ‘애국블록’을 누르고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키시너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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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소국이며 옛 소련의 일원이었던 몰도바의 28일 총선에서 친(親)유럽 성향의 집권 여당 ‘행동과 연대당(PAS)’이 친러시아 야당을 눌렀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논란 속에 친서방 정당이 승리하면서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52.15%가 참여한 이번 총선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PAS가 50.03%의 득표율(개표율 99.5% 기준)을 기록했다. 몰도바 의회 101석 중 최소 51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자당, 공산당 등이 결집한 친러 성향 ‘애국블록’의 득표율은 24.2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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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유럽 영공 침범 등으로 유권자들의 반러 정서가 확산되면서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광범위한 허위 정보를 유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주장해 왔다. 스타니슬라프 세크리에루 안보보좌관은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외국민 투표소 등에 대해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몰도바 외교부는 벨기에,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 있는 재외국민 투표소가 폭탄테러 위협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친러 야당들은 선거 결과에 반발했다.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선거 승리를 주장해온 이고르 도돈 애국블록 대표는 28일 “산두 대통령이 투표를 무효화시키려 한다”며 의회 앞에서 대대적 시위를 예고했다. 친러 야당들의 조직적인 반발의 배후에도 러시아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