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개통일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한강버스 정류장에서 한강버스가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2025.09.18[서울=뉴시스]
● 첫날 혼잡…“운행 속도 불만”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편리한 감성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내세우며 시민 기대를 모았다. 한강버스는 마곡에서 잠실까지 7개 선착장을 잇는 수상 대중교통으로, 서울시가 2023년 타당성 조사와 노선 설계, 선박 제작·안전 점검, 시민 체험 운항을 거쳐 추진해 온 사업이다. 1970년대 관광 유람선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도입된 정기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시는 친환경 전기·하이브리드 선박 8척을 투입해 하루 14회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효성 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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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잠실 노선 기준 일반 노선은 127분, 급행 노선도 82분이 걸린다. 선착장과 지하철역 간 거리를 고려하면 출퇴근 소요 시간은 지하철보다 길다. 잠실역에서 탑승해 마곡역까지 이동한 김성희 씨(42)는 “경치를 즐기려면 유람선이 더 낫고, 일상적으로는 지하철이 훨씬 편하다”며 “대중교통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 “막상 타보니 만족” 호평도
배에 오른 시민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수에 나와 강바람을 맞으며 경치를 즐기거나 사진을 찍는 등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잠실선착장에서 탑승한 박윤준 씨(36)는 “우려 섞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지만 막상 타보니 한강 한가운데를 시원하게 달리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며 “유람선보다 가격도 싸고 훨씬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함께 탑승한 직장인 송한성 씨는 “대중교통이 꼭 빨라야만 하는 건 아니다. 급하면 지하철·버스를 타면 되고, 여유 있을 땐 한강버스를 탈 만하다”며 “야경을 보러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50분 서울 여의도선착장에서는 시승식이 열렸다. 전날 취항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었지만 폭우로 시계 확보가 어려워 취소됐었다. 이 때문에 “기상 상황에 취약해 교통수단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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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10월 10일 정식 운항이 본격화되면 한두 달 안에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퇴근 무렵 한강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서쪽 노을은 매우 아름답다. 실용성뿐 아니라 도시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교통수단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