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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따러 가는 거 아냐. 사람 구하러 가는 거지.”
―조영준 ‘살인자 리포트’
이달 5일 개봉된 ‘살인자 리포트’는 스스로 11명을 죽였다는 연쇄살인범과의 단독 인터뷰를 하게 된 한 기자의 이야기다. 제아무리 기자라고 해도 연쇄살인범과 단독 인터뷰를 하러 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법하다. 선주(조여정 역)는 말한다. “특종 따러 가는 거 아냐, 사람 구하러 가는 거지.” 연쇄살인범은 선주에게 오늘 밤 누군가가 또 죽게 되는데, 자신과 인터뷰를 끝까지 해주면 그를 살릴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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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막연한 피해자를 구한다는 선주의 명분은 자신조차 이 연쇄살인범에 의해 죽을 수도 있다는 위협 속에서 수시로 흔들린다. 그 피해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따라 공감의 폭이 달라진다. 타인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침착했지만,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도망치고 싶어지고, 자신의 딸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에는 절박해진다. 결국 선주는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그 순간을 겪으면서 진정으로 그 고통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매일 뉴스에서는 적지 않은 피해자들의 절규가 들려온다. 하지만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타인의 목소리에 우리는 그다지 공감하지 못한다. 그것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실감을 하지 않는 한,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공감은 요원한 일이 아닐까. 사람보다 특종에만 더 혈안인 기사들이 디지털 세상에 넘쳐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