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남도 & 情] 강진 묵은지
새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강진 묵은지. 강진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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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답사 1번지’ 전남 강진은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 강진에 가면 식탁에 꼭 놓이는 음식이 있다. 바로 코끝을 스치는 새콤한 향에 침이 절로 넘어가는 ‘묵은지’다. 빨갛게 잘 익은 묵은지는 일반 신김치와 색부터 다르다. 갖은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어 남도 특유의 깊은 맛이 난다. 100% 국내산 양념과 젓갈을 사용해 오래 숙성시키고 청각을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다. 토하젓과 황칠 등 가정 고유의 비법 재료도 더해 감칠맛이 난다.
묵은지의 인기 비결은 강진만의 제조법에 있다.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추를 엄선해 국내산 소금으로 절인다. 배, 양파, 무, 대파, 황기, 건귤 껍질, 다시마, 멸치를 푹 끓인 육수에 찹쌀, 콩, 고구마풀로 만든 양념을 넣어 김장을 한 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 낮은 온도의 저장고에서 1년 이상 숙성시킨다.
묵은지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요리에 활용하면 색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김치찌개나 김치찜에 묵은지를 넣으면 별다른 양념 없이도 일류 요리사처럼 맛을 낼 수 있다. 씻은 묵은지는 각종 생선회와도 잘 어울려 회의 비린 맛을 잡아준다. 또 씻은 묵은지를 들기름에 볶으면 누구나 좋아하는 밑반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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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