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알바니아 정부가 공공조달 과정의 부패를 막겠다며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디엘라(Diella)’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단순한 퍼포먼스인지, 새로운 개혁의 신호인지 논란이 뜨겁다.
■ 챗봇에서 장관으로…“100만 건 민원 이미 처리”
인공지능 (AI) 디엘라 사진 (사진=e-알바니아 캡처)
1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새 내각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디엘라’를 공공조달 담당 장관으로 소개했다.
‘디엘라’는 알바니아어로 ‘태양’을 뜻하며, 원래는 정부 전자 행정 플랫폼 ‘e-알바니아’에서 서류 발급 절차를 안내하는 AI 챗봇이었다. 라마 총리는 “디엘라는 이미 100만 건 이상의 민원을 처리했다”며 “이번 임명은 이벤트가 아닌 개혁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 헌법상 장관 자격은? 법적 효력보다는 상징성
알바니아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디엘라’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라마 총리는 공공조달 부패를 100% 차단하겠다고 강조하며 개혁 의지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알바니아 헌법은 장관 자격을 ‘만 18세 이상, 정신적 능력이 있는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어 AI 임명은 법적 효력이 없다. 이번 결정은 실질보다는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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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포먼스인가, 진짜 개혁 신호인가”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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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민주당은 “위헌적이며 터무니없는 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시스템으로 발전한다면 조달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법치주의 전문가 안디 혹샤이 박사도 “EU 가입 협상의 핵심은 부패 척결”이라며 “AI가 이를 달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라마 총리는 퍼포먼스적 성격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디엘라가 공공기관에 압박을 가해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게 만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