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vs ‘상복’… 9월 국회 극단 예고 정청래 “내란 세력 척결이 시대정신”… 송언석 “독재가 이재명 정권의 본질” 우원식, 개헌 논의 필요성 언급… “늦어도 10월초 특위구성안 의결을”
“지금은 반민특위(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상황과 비슷하다. (과거) 친일파 척결이 시대적 과제였다면 지금은 내란 세력 척결이 시대정신이다.(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 정권의 독재 정치에 맞설 것이다.”(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여야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개막한 1일부터 ‘내란 척결’과 ‘독재 타도’를 두고 충돌했다. 대선 당시 서로를 겨눴던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든 것. 여야는 개회식 ‘드레스코드’부터 한복과 상복 차림으로 대치하며 향후 100일간의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두루마기와 저고리 등을 입고 잔치 분위기를 낸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가슴엔 근조 리본을 달아 상가(喪家)를 연상케 했다. 정기국회 기간 여당이 내란 종식과 국가 정상화를 앞세워 각종 개혁 법안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국정 독주 저지를 외치는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 등 강경 투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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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국 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회식에서 한복을 착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시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일파 청산’에 빗대 내란 세력 척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지금은) 해방 정국 반민특위(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상황과 비슷하다”며 “내란 척결이 반민특위처럼 좌절되고, 실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고위 현장엔 ‘노상원 수첩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팻말이 등장했다. 정 대표는 “(수첩에 적힌) 무고한 시민을 죽이려 한 살인 계획을 잊어선 안 된다. (이것이) 내란 세력을 척결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본회의에서 3대 특검(내란, 김건희, 채 상병)의 수사 기간과 인력을 늘리는 특검법 개정안과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비상계엄 관련 범죄 혐의를 다루는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도 여당 법사위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재판부는) 당 지도부가 논의할 계획이 있거나 논의한 일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상복 입은 野 “독재가 이재명 정권 본질”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의 독주에 항의하는 차원이라며 검은색 정장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 등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은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인 2017년에도 홍준표 대표 체제하에서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상복 투쟁’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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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우 의장은 개회사에서 개헌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개헌 투표를) 내년 지방선거일을 1차로 제안한다”며 “늦어도 10월 초에는 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해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며 여야에 개헌 논의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