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계좌관리인’ 특검 공소장에 적시 주가조작 주포에 ‘로비 대가 금품’ 요구 李측 “김건희 친분 강조, 단순 허세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2025.8.5 뉴스1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차 주가조작 ‘주포’(주가조작을 지휘하는 사람)인 이정필 씨에게 ‘재판 로비’를 시도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그가 이 씨에게 “김건희나 VIP(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이야기하여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 “김건희가 계속 사건을 챙겨보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총 8390만 원을 받고 집행유예 청탁을 해주겠다고 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와 아리온테크놀로지 주가조작 사건으로 동시에 재판을 받던 이 씨의 불안을 이용해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표가 이 씨에게 국회의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등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김 여사를 비롯해 정치권, 법조계 인맥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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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특검은 5일 이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뒤 세 차례에 걸쳐 조사했고, 22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표의 첫 공판기일은 9월 23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에서 열린다.
특검은 29일 김 여사를 구속 기소하면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단순 전주(錢主)가 아니라 이 전 대표와 공범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 전 대표는 이밖에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에 연루돼 김 여사 관련 의혹의 ‘키맨(key man·핵심 인사)’으로 분류된다. 특검은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외 다른 의혹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