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직업 목사로…’ 펴낸 대전 온누리교회 김상수 목사
22일 대전 서구에 있는 온누리교회에서 만난 김상수 담당 목사(사진)는 “한국 교회의 위기가 무엇 때문이라고 보느냐”란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 교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책 ‘하마터면 직업 목사로 살 뻔했다’(샘솟는 기쁨)를 출간한 그는 저서에서 자기반성과 함께 기득권에 안주해 본질을 잃어버린 목회자들과 교회의 행태를 지적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직업 목사’란 말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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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에 물을 타고, 입맛에 맞춘 설교란 게 무엇인지요.
“순수한 복음을 전하기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출세와 성공, 기복주의, 번영주의를 설교에 섞는 거죠. 쉽게 말해 ‘예수 믿으면 다 잘된다’라는 겁니다. 그렇게 보이기 위해 또 성공한, 출세한 사람을 간증자로 세워요. 예수 믿어서 이렇게 됐다는 식이죠. 인간의 성공, 출세를 영적인 축복이라고 가르친 건데… 남 얘기할 것도 없이, 부끄럽지만 제가 그랬습니다. 책 제목이 ‘하마터면…’인 것도 그런 까닭이지요.”
―그게 꼭 나쁘다고만 하긴 어렵지 않습니까.
“목사가 신자들에게 출세와 성공을 달콤하게 가르치면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 낙오자,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교회에서 소외됩니다. 교회가 가장 품어야 할 사람이 그들인데, 그분들은 어디로 가나요. 신자들도 ‘우리 교회 누구, 누구 나온다’ ‘OOO가 주차 봉사하더라’라는 말을 쉽게, 자랑스럽게 합니다. 알게 모르게 교회와 성공을 일치시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죠.”
―‘목사는 많은데 목사가 없다’고도 하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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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지만, 이제는 교회가 일반 사회보다 뒤처진 면도 많은 것 같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요즘 세상에 여성은 목사가 될 수 없다고 하면 말이 되겠습니까? 교회도 정직해야 합니다. 노회나 총회에 회비를 낼 때는 세례 교인 수로 내면서, 교세를 말할 때는 크게 보이고 싶어 거의 나오지 않는 등록 교인까지 다 포함해 수만 명이라고 해요. 지금 한국 교회의 위기를 이겨내는 길은 거창한 데 있는 게 아닙니다. 진정성, 순수함, 정직 등 초기 한국 교회가 가졌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