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미술관 소장품 65점… 세종미술관 11월부터 특별 전시 보스 그레코 고야 모네 발라동 등 르네상스서 인상주의 작품까지 서양 미술사 대표작 한번에 감상
독특한 상상력으로 팬층이 두꺼운 플랑드르의 16세기 거장 히로니뮈스 보스, 극적인 표현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엘 그레코, 영국 왕실 초상화가로 유명한 안토니 반 다이크….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20세기 이전 유럽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올가을 한국을 찾는다.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모더니즘까지 조망하는 특별전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샌디에이고 미술관 특별전’이 11월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미술관에서 개막한다. 이 전시는 1925년 개관해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미국 서부의 명문 ‘샌디에이고 미술관(San Diego Museum of Art·SDMA)’의 소장품 65점을 소개한다.
● 보스부터 모네까지 화려한 라인업
광고 로드중
주요 전시작으로는 보스가 1515년경 그린 종교화 ‘그리스도의 체포’를 꼽을 수 있다. 높이 50cm, 폭 80cm의 템페라 유화로, 예수가 로마 병사들에게 체포되는 순간을 묘사했다. 왼쪽에는 단검을 뽑는 병사가, 오른쪽에는 붉은 옷을 입은 성 베드로, 예수 바로 옆 유다와 그 외 병사들의 표정과 몸짓이 드라마틱하다. 반면 체포를 당하고 있는 예수는 오히려 체념한 듯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엘 그레코, ‘목자들의 경배’, 동판에 유채, 1576∼1577년경, 24.13cmX19.69cm. 샌디에이고 미술관 제공 ⓒThe San Diego Museum of Art
고야와 반 다이크가 왕실과 귀족의 의뢰를 받아서 그린 초상화도 전시된다. 고야가 1795년경 그린 ‘라 로카 공작 비센테 마리아 베라 데 아라곤의 초상’(108.7X82. 55cm)과 반 다이크가 1638년경 그린 ‘영국 왕비 헨리에타 마리아의 초상’(107.32X85.09cm)이다. 두 작가 모두 인물의 성격과 분위기를 잘 살린 섬세한 초상화의 대가들로, 실물이 기대되는 작품들이다. 모네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건초더미 연작에서 노을이 지는 모습을 담은 ‘샤이의 건초더미들’이나 신고전주의 작가인 윌리엄아돌프 부그로의 ‘양치기 소녀’ 등 19세기 작품도 전시된다.
● SDMA 상설 컬렉션 25점, 해외 첫 전시
샌디에이고 미술관이 개관 100년 동안 한 번도 해외로 반출하지 않았던 주요 상설 컬렉션 25점도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반 다이크의 영국 왕비 초상이 대표적이다. 미술관 최고 경영자 겸 총괄 디렉터인 록사나 벨라스케스는 “상설 전시로만 선보였던 소장품들을 대거 해외에서 선보이는 건 처음”이라며 “이후로도 미국 밖에선 다시 보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클로드 모네, ‘샤이의 건초더미들’, 캔버스에 유채, 1875년, 30.16cmX60.48cm. 샌디에이고 미술관 제공 ⓒThe San Diego Museum of Art
쉬잔 발라동, ‘창문 앞의 젊은 여인’, 캔버스에 유채, 1930년, 92.39cmX73.66cm. 샌디에이고 미술관 제공 ⓒThe San Diego Museum of Art
광고 로드중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