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내일 개막 韓 작품 13년만에 경쟁부문 초청 ‘부고니아’ ‘프랑켄슈타인’ 경쟁작… ‘힌드 라잡의 목소리’도 유력 후보 넷플릭스 약진… 3편 본선 올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영화는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갑자기 해고된 후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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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초청된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는 유독 한국 영화 팬들의 관심이 높다.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뒤로, 한국 영화는 이 영화제에 13년 동안 경쟁 부문에 초대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우리나라 작품의 수상 가능성이 국내외에서 조심스레 거론되는 만큼, ‘어쩔수가없다’와 맞붙을 경쟁작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21개. 이 가운데 세 작품은 황금사자상 수상 경험이 있는 감독들이 연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2023년 ‘가여운 것들’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다. 에마 스톤 주연의 공상과학(SF) 코미디 영화로,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년)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투자 배급사였던 CJ ENM이 부고니아 기획과 제작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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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선 넷플릭스의 영화제 진출에 대해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닌, 전략적 포트폴리오”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SF와 정치 스릴러, 코미디라는 서로 다른 장르의 작품들로 다양한 취향의 심사위원단을 공략해, 여러 부문의 수상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2018년에 영화 ‘로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전례도 있다.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 네메시 라슬로 감독의 ‘오펀’ 등도 해외에선 유력 후보로 꼽힌다. ‘힌드 라잡의 목소리’는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다섯 살 팔레스타인 소녀의 실화를 다뤘다. ‘오펀’은 1956년 헝가리 혁명 직후가 배경인 작품. 네메시 감독은 전작 ‘사울의 아들’처럼 역사적 트라우마를 잘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폐막식과 함께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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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