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ADHD 등 정신질환 발병 위험↑ 사회·정치 환경요인과 성장배경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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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이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1.3배 높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홍민하 교수 연구팀은 1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주요 정신질환 발병률이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에서 유의하게 높았다고 19일 밝혔다.
홍민하 교수 연구팀이 북한이탈 아동·청소년 1618명과 국내 아동·청소년 30만8000여 명의 1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이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약 1.3배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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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홍민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교수 및 이루겸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박사, 이상민 경희대학교병원 교수, 오인환 울산대학교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활용한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로, 2007~2010년 사이 북한이탈 아동·청소년과 국내 일반 아동·청소년을 각각 추출해 성별, 연령을 기준으로 1대 10 비율로 매칭한 뒤 최대 15년간 두 집단 간 정신질환 발생 양상을 추적 관찰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기부터 성인 초기까지의 정신건강 경과를 장기간 분석해 정신질환의 발생 양상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2022년 성인 북한이탈주민 대상 분석에서 국내 일반 성인보다 정신질환 위험이 약 2.1배 높다는 결과를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바 있다.
이어진 이번 아동·청소년 대상 연구는 동일한 언어·민족적 배경을 지닌 집단 내 비교를 통해, 이주 이후 환경적 요인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검증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코호트 분석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특히 정착 초기 2년뿐 아니라 15년 이상 경과 시점까지도 정신질환 발생 위험의 격차가 유지된다는 점은 일시적 적응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위험 요소임을 시사한다. 이는 단기적 의료 접근이나 일회성 적응 지원만으로는 정신건강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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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교수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을 전문으로 진료하며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비롯한 다문화 및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이번 연구는 북한이탈 아동·청소년 집단의 정신질환 발생 양상을 시간 흐름에 따라 통계적으로 체계화한 첫 분석 결과로, 국내에서는 대규모 자료 기반의 정량적 접근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5월호에 게재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