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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여가비 줄일래”…여행·레저 산업 장기 한파 우려

입력 | 2025-08-14 09:25:11

고물가·경기침체에 소비심리 급랭
40대·자녀 아동기 가구, 자영업자까지 위축 확산



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5.8.6. 뉴스1


국민의 여가비 지출이 해마다 줄며 여행·문화·레저 산업 전반에 ‘수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전통적인 취약 계층뿐 아니라 소비 여력이 있던 40대·자녀 아동기 가구까지 지출과 지출 의향이 나란히 하락했다.

14일 여행·여가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여가·문화·체육 주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이 ‘여가비를 늘리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19세 이상 성인 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 대상으로 진행한다.

물가 상승 고려하면 사실상 70%가 ‘감소’

올해 상반기(6월 2주까지)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여가비용 지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지출 동향)은 32%로 3년 전(2022년 39%)보다 7%포인트(p) 낮아졌다.

반면, ‘비슷했다’는 45%에서 53%로 8%p 늘었고 ‘감소했다’는 16%에서 15%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2022년 1월~2025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 상승(통계청)했음을 고려하면 ‘비슷했다’는 응답도 실질적으로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가비 지출 추이(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세대 가리지 않는 지출 위축…자영업·저소득층 타격 심각

앞으로의 지출 전망도 판박이다.

‘증가할 것’(지출 의향)은 31%로 2022년 대비 13%p 하락했고 ‘비슷할 것’과 ‘감소할 것’은 각각 10%p, 4%p 늘었다.

즉, 10명 중 7명(69%)이 여가비를 줄이거나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생각이다.

특히 올해는 6월 2주까지의 집계임에도 전년 대비 3%p씩 하락했다.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에는 두 지표 모두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연령대별로는 20대(19~29세, 43%·34%)와 30대(36%·32%)가 비교적 높았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했다.

여성(35%·33%)은 남성(29%·30%)보다 높았는데 특히 20대 여성(49%·37%)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여가 시장 위축이 불가피한 가운데 그나마 청년층, 특히 여성의 여가 소비 활성화에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컸다.

가구 월소득 ‘700만원 이상’과 ‘300만원 미만’의 지출 동향(33%·30%) 차이는 3%p로 크지 않았으나, 지출 의향(35%·25%) 차이는 10%p로 커졌다.

즉, 고소득층은 현재 지출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리려는 경향이 있지만, 저소득층은 미래 여가비를 크게 줄일 가능성이 높다.

직업별로는 경영·관리·전문직(35%·39%)과 사무직(35%·35%)이 비교적 높았던 반면 자영업(25%·24%)은 유독 낮았다.

특히 자영업자는 두 지표 모두 가구월소득 300만 원 미만 계층(30%·25%)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 이후 장기 불황의 여파가 ‘자영업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문화·레저 산업 전반 악영향 우려

2022년 이후 여가비 지출 동향과 지출 의향은 모든 시기, 모든 계층을 통틀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40대(-10%p, -16%p), 자녀아동기(-11%p, -16%p)의 하락 폭이 유난히 컸던 점이 주목된다.

경제활동의 허리이자 다음 세대 양육을 책임진 핵심 계층의 삶의 질 악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지출 동향 하락(-7%p)에 비해 지출 의향은 더 크게 하락(-13%p)해 미래의 위축 가능성이 더 높은 점도 문제다.

조사 관계자는 “여가비 지출 위축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간의 고물가로 지갑은 얇아졌고, 여가 형태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동영상·게임 등 비대면 활동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적인 여행·문화·레저 산업에 장기적 수요 공백이 우려된다”며 “계층별 여가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는 산업 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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