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5.7.4/뉴스1
최근 보험료가 저렴하고 스마트폰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미니보험’이 다양해지고 있다. 지하철 열차가 늦어질 때 택시비를 보장해 주거나 성격유형검사(MBTI)로 성격에 맞는 담보를 추천해 주는 등 보험의 개성이 뚜렷하다. 최근 20, 30대 젊은층의 보험 가입이 줄자 보험회사들은 젊은층의 수요를 반영한 미니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보험료 1000원 미만 ‘동전보험’까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롯데손해보험·교보생명·NH농협손해보험 등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미니보험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미니보험은 대개 1만 원가량의 보험료를 한 번만 내면 1년간 보장해준다. 보험료가 1000원도 안 돼 동전 몇 개만 내면 되는 ‘동전보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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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손보는 지난달 15일 성격유형검사(MBTI)를 통해 성격에 맞는 담보를 추천해주는 ‘NH헤아림MBTI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담보 추천 이벤트에는 보름간 약 8400명이 참여했는데 10~30대 참여자가 2993명(35.5%)에 달했다.
교보생명의 ‘교보e독서안심보험(무배당)’은 독서를 하다 안구, 근육 및 관절 장애나 척추 관련 질환을 앓게 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자가 해당 질환을 진단받은 뒤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으면 연 1회에 한해 수술보험금 10만 원이 나온다. 이 보험은 올 상반기(1~6월) 가입자의 약 37.5%가 2030 가입자였다.
롯데손보가 자사 플랫폼 ‘앨리스’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 중 장기 및 자동차 보험을 뺀 미니보험 21종의 누적 판매 건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약 34만 건이다. 2030 가입자가 48%로 4050 가입자(47%)를 앞섰다.
● “미니 보험으로 젊은층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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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보험사들은 미니보험이 젊은층을 끌어들일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니보험은 다른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스마트폰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층이 부담 없이 보험 가입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보험 입문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수익의 관점에서는 미니보험 수십 개보다 종신보험 하나 파는 게 낫다”며 “미니보험은 보험 가입 경험이 없는 젊은층을 공략해 보험의 효용을 체감시키고 충성 고객으로 만들려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