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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 ‘커리어 하이’ 향해 가는 LG 김진성

입력 | 2025-08-08 15:18:00

최다 출장 + 홀드 1위로 후반기 LG 선두 경쟁 버팀목
“꾸준함과 절박함은 밑바닥 경험에서”




올해로 40세가 된 LG 김진성은 7일 현재 시즌 25홀드로 프로야구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야구 인생 밑바닥까지 내려앉아 봤기 때문에 항상 절박할 수밖에 없다.”

베테랑 투수 김진성(40·LG)은 자신의 ‘롱런’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진성은 불혹의 나이로 올 시즌 프로야구 7일 현재 최다 경기 출장(60경기), 홀드 부문 1위(25개)를 달리고 있다.

그가 말하는 절박함은 굴곡진 야구 인생에서 비롯됐다. 2004년 2차 신인드래프트 때 6라운드(전체 42순위)로 SK(현 SSG)에 지명을 받았으나 성남서고 시절부터 이어진 팔꿈치 부상 때문에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06년에 방출된다. 이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술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LG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최근 만난 김진성은 “야구장 밖에 나오니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며 “화장실에서 손님들 토사물을 손으로 치우면서 ‘야구를 더 열심히 했더라면’하는 후회를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2013년 신생팀 NC 소속으로 1군 무대에 데뷔한 김진성은 2021시즌을 끝으로 다시 한번 방출 통보를 받는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진성을 NC가 ‘전력 외 선수’로 판단한 것. 김진성은 다음날 9개 구단 감독, 코치, 스카우트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렸다. 김진성은 결국 LG 유니폼을 입고 2022년 마운드에 섰다.

김진성은 2023년에 21홀드를 기록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20홀드 고지에 올랐다. 이어 2024년엔 27홀드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역시 20홀드를 넘기며 프로야구 역대 다섯 번째로 세 시즌 연속 20홀드를 기록했다. 김진성은 “기회를 준 LG에 보답하고 두 번째 방출 이후에도 내가 더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어서 야구 인생에서 가장 보람됐던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25홀드로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LG 김진성. LG 트윈스 제공

구원 투수로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김진성이지만 베테랑으로서 임하는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하다. 평소 착실하게 해오던 보강 운동 등 꾸준한 자기 관리에도 더 신경 쓰고 있는 김진성은 “베테랑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답이 없다. 매일 절벽에 매달린 것 같은 심정으로 더 치열하게 자기 관리하고 있다”라며 “나도 솔직히 지루하고 하기 싫을 때가 많지만 보강 운동 꾸준히 하면서 몸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를 끌고 온 원동력”고 말했다.

최고참 선수가 된 만큼 후배들에게 멘토가 되어 주기도 한다. 김진성은 “열심히 하려는 모습 보이는 후배들을 잘 지도해주는 것도 선배 역할”이라며 “내가 고생을 많이 하면서 야구를 했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진성이 어린 후배들에게 자극을 얻기도 한다. 김진성은 “(김)영우 같은 경우는 나랑 20살 차이지만 정말 신인답지 않다. 유연하고 밸런스가 좋아 투수로서 몸을 쓰는 능력이 탁월한데 내가 못 하는 점이기 때문에 많이 배우려고 한다”며 “나는 저 나이 때 저런 운동 안 했는지 반성도 한다. 배움에 선후배가 어디 있냐”며 웃었다.

김진성은 치열해진 선두 경쟁에 LG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팀이 18경기 동안 15승 3패로 상승세를 탈 때 김진성 역시 10경기에 나와 2승 4홀드를 남기며 제 몫을 다했다. 김진성은 “이제 향후 인생 계획도 세우고 몸 관리도 해야 한다는 얘기 듣는다”면서도 “올해 또 팬들 앞에서 ‘몸을 다 바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요령 피울 에너지로 야구에 더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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