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가동온도 26~28도 설정, 커튼으로 햇빛 차단 한전, 다인·취약가구 요금 할인…고효율 가전 구매 지원
8일 서울 종로구의 에어컨실외기가 밀집된 한 건물외벽 앞으로 양산을 쓴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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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신생아나 노약자 등 폭염 취약계층이 있는 가정은 에어컨을 하루 종일 가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전기요금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월평균 28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4인 가구가 평균 수준인 하루 5시간 24분씩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월 전기요금은 약 11만 3500원이 부과된다. 이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5월 평균 전기요금(5만 2840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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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 작업을 하고 있다. 2024.8.27 ⓒ News1
정부와 한전은 2019년부터 여름철(7~8월)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누진 구간을 조정해 왔다. 구체적으로 1단계는 200kWh에서 300kWh로, 2단계는 400kWh에서 450kWh로 확대했다. 그러나 3단계에 진입할 경우, 요금 부담은 여전히 가파르게 증가한다.
예를 들어 445kWh 사용 시 전기요금은 8만 4460원이지만, 455kWh를 사용해 누진 3단계에 진입하면 요금은 9만 3980원으로 약 10% 상승한다.
가구에너지패널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별 에어컨 사용량은 7월 162kWh, 8월 193kWh이다. 이를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봄철 전력 사용량에 더하면, 누진 3단계 진입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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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르고 강한 ‘폭염’…요금 2~3배 폭증 우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폭염일수는 14.5일로 역대 3번째를 기록했으며, 서울의 7월 열대야 일수는 총 23일로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국 평균기온도 27.1도로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8월 역시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에어컨 가동 증가에 따른 여름철 전력 소비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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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에어컨 사용량 조사(일평균 5시간 24분, 월 22.3일 가동 기준)를 바탕으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에어컨 형태별 4인 가구 월 전기요금은 △벽걸이형 8만 3170원 △스탠드형 11만 3540원 △시스템형 11만 640원 등으로 나타났다.
평균보다 매일 1시간 더 에어컨을 가동하면 전기요금은 △벽걸이형 9만 9410원 △스탠드형 12만 9100원 △시스템형 12만 5480원으로 상승한다.
2시간 추가 가동 시에는 △벽걸이형 10만 9910원 △스탠드형 14만 4310원 △시스템형 14만 330원까지 오른다.
이 같은 추산치는 에어컨의 전력 소비 효율, 설정 온도, 가동 패턴, 날씨 및 휴가 일정에 따른 가동일 변화, 전력 계약 형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력 요금 낮추려면?…요금할인,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지원 활용
에어컨 사용 시 전기 요금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에어컨 가동 온도 26~28도 설정 △선풍기, 공기순환기 병행 사용 △실내 밀폐 유지 △주기적 필터 청소·실외기 관리 △블라인드, 커튼 등을 통한 햇빛 차단 등이 있다.
한전의 요금 할인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한전은 △5인 이상 가구 △출산가구 △3자녀 이상 가구 △생명유지장치 가동 가구 △장애인 가구 △국가·독립·518민주화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에 월 1만~2만 원 요금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할인 대상이 아니더라도 가구원이 줄었거나 고효율 가전으로 교체해 전력 사용량이 전년 대비 줄었다면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을 신청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직전 2개년 동월 평균 사용량 대비 전기 소비를 3% 이상 줄일 경우, 절감률에 따라 할인을 적용해 다음 달 요금에서 차감하는 제도다. 지난해 119만 가구가 이 제도에 참여해 총 166억 원 규모의 전기요금 할인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세한 내용은 한전ON,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지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장시간 에어컨 가동이 불가피한 경우, 에어컨을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정속형과 비교해 짧은 시간 가동 시 큰 차이가 없지만, 장시간 가동 시에는 전력 사용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시간 가동 기준으로 인버터형은 약 20~30% 전력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전은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사업’을 통해 복지 요금 감면 가구를 대상으로 제품 구매액의 15~30%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 한도는 가구당 최대 30만 원이다.
정부는 올해 한시적으로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을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액의 10%(30만 원 한도)를 환급해 주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 환급 대상은 7월 4일 이후 구매 건이며, 환급 신청 시스템은 8월 중 구축될 예정이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