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프로젝트’ 핵심 파트너로 한화 출동 ‘더 큰 한방’ 위해 삼성전자 나섰을 가능성 구윤철, 관세 발효 전날인 31일 베선트와 담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뉴시스·한화그룹 제공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1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담판을 위해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상을 위해 유럽으로 떠났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워싱턴으로 복귀해 막바지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다.
● 31일 관세 최종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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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투자액 370억 달러(약 51조50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전날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발표한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테슬라 ‘AI6’ 칩을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대미 반도체 투자 확대 및 AI 반도체 기술 협력 등을 한국 정부의 협상 카드로 제안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 이미 제안한 조선 협력 프로그램 외에 더 큰 ‘한 방’이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이 회장이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 재건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만큼 한미 기술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데 이 회장이 확실한 지원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워싱턴으로 향했다. 한화그룹은 올 초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추가 투자 및 현지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같은 날 구 부총리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협상을 앞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농축산물 카드 활용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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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장관 역시 2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일본을 부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한국인들은 스코틀랜드까지 날아왔다. 그들은 정말 정말 (무역) 협상을 타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여당 내에서 농축산물 개방에 대한 반대 기류를 감안해 정부가 기업 투자 확대로 미국을 설득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업계의 요구에 맞춰 주요 무역 대상국에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정부는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국가별로 배정된 쿼터를 바꿔야 해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렵다. 미국산 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 규제 폐지는 여당 내 반대가 거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대미 투자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에 본인의 업적을 홍보할 수단”이라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같은 비관세 장벽 철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의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실질적인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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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