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물갈이] “檢 정상적 역할 폐지, 옳은 길 아냐” 법조계선 “제 역할 못해” 비판도 후임에 주영환-예세민 등 거론
2일 오전 심우정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취임 9개월여 만에 중도 퇴진한 심 총장은 퇴임사에서 “검찰의 정상적인 역할까지 폐지하는 것은 옳은 길이 아니다”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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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공식 퇴임했다. 지난해 9월 16일 취임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심 총장은 퇴임식에서 “검찰의 정상적인 역할까지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을 비판했지만, 자신의 리더십 논란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았다.
심 총장은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범죄자를 단죄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가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국가의 백년대계”라며 “검찰의 공과나 역할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것을 넘어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필수적이고 정상적인 역할까지 폐지하는 것은 옳은 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퇴임식에서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방안의 뼈대인 ‘수사-기소 분리’ 방침을 비판한 것이다.
심 총장은 퇴임 직전 주변 참모들에게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하는 와중에 본인이 직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사직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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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3개월 만에 12·3 비상계엄이 터지면서 또 한번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구속 기한 논란, 법원의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 등 각종 잡음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검찰의 부실 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고, 결국 역대 최대 규모의 특검이 가동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심 총장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총장 인사로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출신 외부 인사로 특수통이자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주영환 변호사(사법연수원 27기),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낸 기획통인 예세민 변호사(28기)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검찰 내부 인사에선 구자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29기), 박세현 서울고검장(29기) 등이 거론된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