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드]
김종웅 회장
이 만남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염료점에서 숙식하고 일하며 야학으로 꿈에 그리던 중·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에는 사업주가 수표 관리와 회계 업무까지 맡길 만큼 신임을 얻었다. 군복무 후 서울로 올라와 주간에는 염료 업체 직장인, 야간에는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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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진웅산업 본사 전경
그러나 수입 의존 구조의 한계는 분명했다. “염료의 국산화가 안 되면 염료산업은 단순히 판매 마진만 챙기는 장사에 불과했다”며 “유럽 회사들의 횡포가 심해 원료의 국산화가 절실했다”고 김 회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대기업도 주저하던 연구개발에 뛰어들어 자체 연구소를 설립한 것이다. 국내외 화학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유럽 퇴직 기술진까지 초빙해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마침내 염료 완전 자급을 달성했고 1989년 정부로부터 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이때부터 그는 ‘염료산업 개척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창업 46년을 맞은 진웅산업은 연간 4000t 규모의 염료 생산시설을 갖추고 전 세계 피혁 염료 시장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1999년 미래 성장 동력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연구 부문을 신설해 차세대 산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현재 진웅산업은 OLED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인 CGL(전하생성층)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ETL(전자이동층)과 호스트 소재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세계적 소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진웅산업은 최근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장수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공고히 하고 첨단 부품 제조 전문 기업과 동행을 통해 소재-장비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전통 염료 사업이 회사의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며 새로운 동반자들과 힘을 합쳐 OLED 중심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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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