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루 콘세이상 UNDP 국장 인터뷰
페드로 콘세이상 유엔개발계획(UNDP) 인간개발보고서국 국장이 19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본보와 AI 기술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페드루 콘세이상 유엔개발계획(UNDP) 인간개발보고서 담당 국장은 1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 활용과 관련해 국가들 사이에서 불평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UNDP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적 발전을 위한 지원을 총괄하는 유엔 산하 기구다.
●“고령화로 경제성장 둔화되면 ‘삶의 질’ 하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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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세이상 국장은 AI를 요양보호사 보조 등으로 적절하게 활용하면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힘들고 반복적인 업무를 AI에 맡기면 요양보호사 등은 돌봄이 더 필요한 다른 노인에게 집중할 수 있다. 돌봄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 대해선 고령화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콘세이상 국장은 “고령층이 늘고 투자가 줄어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다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감소할 수 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수치인 HDI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발표된 2023년 기준 한국의 HDI는 0.937로 193개국 중 20위를 기록했다. 1위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공동 2위였으며, 아시아에서는 홍콩(8위), 싱가포르(13위)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AI로 계층-세대 간, 국가 간 불평등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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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소득 국가들이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용하기 위한 인프라가 우선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디지털 격차가 존재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거나 전기 공급이 되지 않는 지역들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AI로 인해 국가 간 불평등뿐만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계층이나 세대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콘세이상 국장은 “모든 사람이 AI를 활용해 자신들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며 “특히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을 사회보장제도로 보호하면서 직군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정치적 분열 증폭…한국 리더 역할 해 주길”
AI가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사람들이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설계부터 배포까지 AI 유통 전반에 걸쳐 인간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이 AI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육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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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AI의 발달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이 이제는 국제 사회에서 당당한 리더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콘세이상 국장은 “저소득 국가들이 챗GPT 등을 잘 활용하려면 전력 공급이나 케이블 설치 등 관련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며 “한국이 국제 사회의 공통 당면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