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뒤 정책변화 우려에 매각 입찰일 대선 이후로 미뤄 李 당선으로 ‘거래실종’ 탈피 기대 수출 위주 기업은 매각 지연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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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그간 정치적 불확실성에 지지부진했던 인수합병(M&A)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응할 유동성을 확보하느냐’ 여부가 M&A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관세 인상 등 글로벌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어 거래 종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을 비롯해 애경산업, DIG에어가스, 롯데카드 등 주요 매물들의 매각 일정이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지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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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M&A 시장은 사실상 ‘거래 실종’ 상태다. 올해 성사된 조 단위 거래는 SK스페셜티(2조6000억 원)와 롯데렌탈(1조6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거래는 지난해부터 진행됐던 건으로, 올해 들어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M&A의 경우 대부분 일정이 밀리고 있다.
M&A 업계에서는 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 인수 의지가 꺾인 상황에서, 사모펀드들마저 연기금이나 공제회, 금융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영향으로 소극적으로 돌아서면서 M&A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력 공백으로 인해 인허가 문제 등 행정 절차가 늦어지는 것 역시 거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미국발 정책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어 거래가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률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그 여파가 기업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 거래 가격’을 찾기 어렵다는 게 투자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도 M&A 작업에 변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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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 관계자는 “내수 기업의 M&A는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매물의 경우 한미 관세 협상 등 변수가 많아 매각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