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이 28일 ‘동탄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2025.5.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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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 여자친구를 납치한 후 살해한 3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유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그동안 피해자는 수백장에 달하는 고소보충이유서를 제출하면서 구속 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한 달이 넘도록 이를 실행하지 않다가 참극을 막지 못 했다.
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은 2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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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동안 피해자 측은 112 신고, 고소 등 방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호소했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해 경기남부청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화성시 능동 한 아파트 단지 통행로에서 30대 A 씨가 전 연인인 3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같은 아파트 자택으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A 씨는 가정폭력 문제로 B 씨와 분리 조처된 상태였지만, B 씨가 임시로 머물고 있던 지인 오피스텔 주소를 알아내 납치하는 과정에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A 씨와 B 씨 사이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등 112 신고는 총 9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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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경찰은 B 씨에게 ‘피해자 보호 임시숙소’에 입주하라고 권유했으나 B 씨는 “A 씨가 주소를 모르는 제 지인 집에 머물겠다”고 거절하며 지인 오피스텔에서 지내왔다.
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이 28일 ‘동탄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식 사과하고 있다. 2025.5.28/뉴스1
이후 보복을 우려한 B 씨는 지난달 4일 A 씨를 폭행 및 강요 등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1년여 동안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담은 600쪽 분량의 고소보충이유서를 내기도 했다.
그는 특히 고소보충이유서를 통해 “A 씨를 꼭 구속 수사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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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소보충이유서 분량이 방대한 데다 휴직을 사유로 담당 수사관이 교체되면서 사전구속영장 신청이 지연됐고, 그 사이 B 씨는 비극을 맞았다.
경찰은 사전구속영장 신청이 지연된 후인 이달 2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B 씨 안전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서장은 “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전수 점검하고, 피해자 보호조치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