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스트레스 탓, 10년새 15.3% 늘어… 심하면 우울증-불안 장애 등 유발 최근 경구용 치료제 잇따라 승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 옵션 확대”… 치료제 시장 4년뒤 7.2조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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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트레스가 늘면서 원형탈모를 호소하는 30∼50대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원형탈모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 여러 정신적 질환을 동반할 수 있어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층에선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스테로이드 등 일시적인 치료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원형탈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경구용 약이 승인되면서 환자들의 치료 옵션이 늘고 있다.
원형탈모의 주된 원인은 자가면역반응이다. 자가면역반응이란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군을 공격해야 할 군사들이 아군을 공격하는 셈이다. 면역세포가 머리털의 뿌리 부분을 공격하면서 동전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져 원형탈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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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인 만큼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1년 내에 자연 회복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탈모의 범위가 넓어지며 두피의 모든 머리카락이 빠지는 전두 탈모로 악화될 수 있다.
남성형 탈모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고 눈에 띄기 때문에 원형탈모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에 따르면 원형탈모 환자의 약 30%가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20%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원형탈모는 성인뿐 아니라 소아 청소년에게서 발현되기도 한다. 이 경우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삶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 최지웅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원형탈모를 겪고 있는 5∼18세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증상이 심할수록 가족 전체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또래 집단과의 관계 형성이 중요한 청소년 환자는 사회적 위축, 대인기피 등 원형탈모로 인해 정서적 측면에서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 원형탈모 신약이 치료 패러다임 바꿔
기존 원형탈모 치료는 스테로이드 치료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를 자주 맞으면 피부 위축과 함께 위장 장애, 대사 질환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테로이드 치료제의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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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치료제 모두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로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JAK의 작용을 차단한다. 모낭을 공격하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해 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날 수 있게 해주는 원리다. 김 교수는 “원형탈모는 재발률이 매우 높은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며 “최근 JAK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 옵션이 크게 확대된 만큼 환자 맞춤형 치료가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JAK 억제제의 효과가 확인되며 원형탈모증 치료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비즈니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원형탈모증 치료제 시장은 35억8000만 달러(약 4조9261억 원)였으며, 2029년에는 52억4000만 달러(약 7조2102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