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근 계엄 국무회의 등 영상 확보 尹·홍장원·김봉식 비화폰 기록 원격 삭제돼…증거인멸 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26 뉴스1
광고 로드중
경찰청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이 26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불러 조사한 것은 이들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밝힌 진술과 특수단이 확보한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의 내용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른바 ‘계엄 국무회의’ 참석자들이다. 동시에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이나 쪽지를 받았다는 의혹을 공통적으로 받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은 문건이나 쪽지 자체를 받지 않았거나 받았어도 당시에는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 계엄 회의 참석 3인, 문건 수령-인지 여부 쟁점
특수단은 대통령경호처에서 제출받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내 대통령 집무실 및 대접견실(계엄 회의 장소) 내부 CCTV 영상을 최근 분석했다. 그 결과 한 전 총리나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이 과거 국회나 수사기관, 법정 등에서 밝혔던 자신의 행동과는 다른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로드중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은 소리는 녹화되지 않았지만 회의 참석자들의 행동 등은 모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날짜와 시간도 기록됐다. 한 전 총리,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이 앞서 주장한 내용과 다른 행동을 한 장면이 CCTV에 담겼을 경우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받은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은 약 11시간이 지난 오후 9시쯤 조사를 마쳤다. 낮 12시경 경찰에 출석한 최 전 부총리는 이들보다 조금 늦은 오후 9시 반경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분석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특수단은 계엄 직후 윤 전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 CCTV 영상도 확보하기 위해 경호처와 협의 중이다.
● 경호처, 지난해 12월 6일 비화폰 정보 왜 삭제했나
특수단은 지난해 계엄 사흘 뒤인 12월 6일 대통령경호처가 윤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에 담긴 정보를 삭제한 정황도 밝혀냈다. 지난해 12월 6일은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이 계엄 수사에 본격 착수한 날이자, 홍 전 차장이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날이다. 특수단 관계자는 “서버 기록을 삭제한 건 아니다. 원격으로 개인 비화폰 기기 속 정보를 삭제한 것”이라며 “일반 휴대전화로 치면 초기화를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비화폰으로 통화할 때 남는 정보는 통화 시간, 상대방 등의 정보다. 통화 내용은 남지 않는다.
광고 로드중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