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트라우마 심층인터뷰 인상적… 인터뷰 대상자 좀 더 많았더라면 싱크홀 1422건 전수 분석 시의적절… 장마 前 ‘위험지도’ 그려 알릴 필요 미중, 상호 관세 인하로 일단 휴전… ‘사실상 중국 승리’ 분석없어 아쉬워
19일 동아일보 독자위원회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 것과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경북 산불 등에 대한 보도 내용을 두고 토론했다. 왼쪽부터 권석준 이준웅 최은봉 위원, 김종빈 위원장, 이은경 석병훈 정원수 위원.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김종빈 위원장=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보도가 많았습니다. 그중 5월 12일자 A1면 〈초유의 대선후보 강제교체, 당원들이 막았다〉 기사에 가장 눈길이 갔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보수 정권 유지를 위해 범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존중되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강행을 저지했습니다. 당원들이 특정인 또는 특정 세력의 전횡을 막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에 ‘당원들이 막았다’라고 쓴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준웅 위원=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선고를 이틀 앞둔 4월 2일자 A5면에 〈“헌재 결정 무조건 승복해야… 폭력 사태 땐 한국 감당 못할 위기”〉 기사를 실었습니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선고를 앞두고 우리 사회가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원로 및 전문가 4명의 조언을 들어 독자들에게 제시한 것은 좋았습니다.
이은경 위원=5월 19일자 A6면 〈尹, 계엄 사과 없이 ‘뒷북 탈당’… 국힘 내부 “효과 크지 않을 것”〉 기사 내용을 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당 지도부의 발언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 큰 제목은 탈당 효과가 “크지 않을 것”, ‘뒷북 탈당’ 등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관계자 멘트로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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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 위원=지난달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 등을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4월 10일자 A4면의 〈헌재 재판관, 獨선 후임 올 때까지 직무… 예비 재판관 두는 나라도〉 기사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진 상황에서 독일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헌법재판관 공백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례를 들어 소개했습니다. 헌법학계에서는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지금의 방식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내용까지 담았습니다.
최은봉 위원=동아일보는 3월에 난 경북 산불 관련 기사를 5월까지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그중에서 5월 10일자 1면 〈경북 ‘괴물 산불’ 50일 이재민은 여전히 악몽 “정상적인 생활 어려워”〉 기사와 8면의 〈‘경북 산불’ 이재민 “밤마다 집 활활 타는 꿈… 정신병 걸릴라 칸다”〉 기사는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산불 발생 50일에 맞춰 이재민 20명을 심층 인터뷰해 이들이 어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될 만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좀 더 많은 이재민을 심층 인터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3월 28일자 A4면 〈재난문자 127건 쏟아졌지만… 고령 노인들 “온 줄도 몰랐다”〉 기사는 디지털화 수준이 굉장히 높은 한국 사회의 한 그늘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4월 23일자 A6면.
석병훈 위원=창간 105주년 기획 ‘코러스노믹스 2.0 美서 뛰는 한국 기업들’ 시리즈 첫 회인 4월 1일자 A1면 〈美투자 韓기업들, 샌프란 인구만큼 일자리 만들었다〉, A3면 〈금성 첫 공장 후 40년, 美투자 1000배로 “수출 넘어 제2 내수시장”〉 기사는 정리가 잘돼 있어 시리즈의 문을 잘 열었습니다. 별도의 용어 설명과 함께 ‘일자리-시장 넓힌 윈윈 투자’라는 시리즈 첫 회 제목으로 ‘코러스(KORUS)노믹스 2.0’의 개념을 잘 설명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관세 정책과 상관없이 한미 경제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도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로 인한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에 대안으로 제시한 내용은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기사는 고임금 일자리인 핵심기술 연구를 한국에서 하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는데 국내 대학의 연구 역량이 미국 대학에 비해 아주 많이 뒤처지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연구개발 산학협력도 미국 대학과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새로 개발한 기술을 테스트하기에도 더 큰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이 낫습니다.
이은경 위원=‘코러스노믹스 2.0’ 기획 시리즈 기사를 보면 미국이 한국 기업들의 제2 내수시장이 돼가고 있다는 내용은 듣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뛰고 있는 이유가 단지 시장 개척과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서만일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오래전부터 국내에서는 기업을 경영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기는 이유를 좀 더 다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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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위원=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를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한 내용을 5월 13일자에 실었습니다. A1면 〈美-中 “관세 115%P씩 인하” 합의…90일간 적용〉, A2면 〈美 대중 관세 145→30%, 中은 125→10%로 인하… 일단 휴전〉 기사를 통해 다뤘는데 양국 간의 관세 전쟁에서 중국이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중국이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을 무기화한 것이 승리한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 짚지 못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앞서 3월 22일자 12면 〈트럼프 외교 우선순위는 ‘핵심 광물’… 美中 경쟁, 新제국주의로〉 기사를 통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을 무기로 삼을 것이라고 지적을 했었습니다.
〈독자위원회 참석자〉
●위원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위원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변호사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최은봉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정원수 편집국 부국장
●사회
이종석 편집국 심의연구팀장
●위원장
김종빈 전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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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변호사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최은봉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정원수 편집국 부국장
●사회
이종석 편집국 심의연구팀장
정리=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