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2] 대선 후보에게 묻는다 〈2〉 0%대 성장, 경제살리기 대책은 李 “공짜 주면 안된다는 희한한 생각”… ‘빚내서라도 대규모 재정 투입’ 약속 金 “규제 풀고 세금 깎아 경제에 활력”… 감세 충당 재원 대책은 불분명 “재정투입-감세로 위기극복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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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0%대 성장률’과 글로벌 통상전쟁이라는 복합 위기를 맞은 가운데 열리는 6·3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모두 제1 공약으로 경제 살리기를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즉각적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과 소상공인 지원, 국가 첨단전략산업 등에 대한 투자 등을 약속했다. 또 첨단전략산업 투자에 참여하면 소득세와 법인세를 감면하는 ‘핀셋 감세’도 제안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규제 완화 및 법인세 감세 등과 함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선별지원’을 중심으로 한 2차 추경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나랏빚이 늘어나더라도 과감한 국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은 반면 김 후보는 규제 완화와 감세를 통한 ‘낙수효과’를 강조한 것.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공약이 비상계엄으로 인한 충격파에서 경제를 회복시키면서 구조적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를 반등시키는 데는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큰 정부’와 ‘작은 정부’라는 진영 논리에 매몰되면 복합 위기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 李 “빚내서라도 경기 부양” 金 “법인세 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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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소비 진작을 위한 2차 추경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지만 꼭 필요한 계층에 지원하는 ‘선별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1%로,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에서 30%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법인세 최고세율 22%, 상속세 최고세율 40%보다도 낮은 것이다. 규제 완화와 감세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최저임금을 지자체에서 정할 수 있게 하고, 소상공인에게 무리한 부담이 되는 규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 역시 “재정은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불필요한 기존 예산 구조조정으로 필요한 공약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세를 한다고 해도 혜택이 내년도 수입에 적용되므로 2년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당장 힘들다고 하는데 경기부양책을 이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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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법인세 감세와 함께 자유경제혁신 기본법을 제정해 대대적인 규제 개혁으로 미래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이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 속에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 저성장 상황에서 재정정책으로 돈을 투입하든 감세를 하든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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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