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국힘, 후보선출 이틀만에 충돌 한덕수와 단일화 시점-방식 합의 없어… 金-黨지도부 갈등 불씨 그대로 남아 1일 시한 압박, 金측 “서두를것 없어”… 金 불참한 긴급 의총, 성토장 방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앞줄 왼쪽)가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선거에 아름다운 패배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승리를 위한 단일화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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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가 5일 밤 의원총회에 이어 심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요구한 3대 요구안을 수용하면서 단일화 협상은 일단 파국을 면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헌·당규 및 법률에 따라 후보의 정당한 요구 즉시 집행과 후보의 당무우선권 존중, 중앙선대위 및 시도당선대위 즉시 구성 등 3가지 사항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단일화 시기를 두고 김 후보와 당 지도부가 큰 간극을 보인 가운데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시기 등에 대해선 “결정난 것이 없다. 가능한 한 이른 시간 안에 일정에 대해서도 결론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시기와 방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 만큼 갈등의 불씨가 그대로 남은 셈이다.
● 金-지도부 단일화 충돌 속 심야 비대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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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요청을 일부 수용해 비대위를 열고 선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이날 오후 11시 27분에 시작된 비대위는 요구 사안을 잇달아 안건에 부쳐 통과시켰다.
김 후보가 요구했던 사무총장 교체도 시일을 두고 진행하기로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사무총장 문제를 매듭짓는 것으로 했다”며 “일단 선거 준비를 해야 하니 이양수 사무총장이 그대로 하지만 머지않은 이른 시간에 후보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교체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선출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속돼 온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고, 이 사무총장은 “김 후보 측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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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꺼내 들고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은 김 후보가 당 사무총장을 캠프 총괄본부장인 장동혁 의원으로 교체할 것과 단일화 추진 기구 설치를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에 요청한) 사무총장 임명이 불발된 것은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행위”라고도 했다.
● 金 “의원 지원 안 받아도 돼”
김 후보와 당 지도부의 충돌 속에 이날 심야까지 이어진 긴급 의원총회는 당 지도부를 시작으로 사실상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의총장을 찾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의총 전 자신을 찾아온 의원들에게 “내가 단일화에 미적거린다고 생각한다면, 의원들 한 명도 나를 지원하러 오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섭섭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가 단일화 추진단에 추천한 박계동 전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간 단일화 과정에 대해 “이렇게 될 줄도 모르고 저를 막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했던 거냐. 저는 오히려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얘기하는 게 더 놀랍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제가 마음이 안 좋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오후엔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이란 네 글자를 올리며 “우리는 당을 버리지 않겠다”고 했다.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세력 구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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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