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바나나 껍질은 음식물 취급 전북 군산에선 일반 쓰레기로 처리 시설-방식 달라 배출 방법도 차이 폐기물 중 불에 타지 않는 건 매립… 다회용품 사용해 환경 오염 줄여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쓰레기 매립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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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진 않은데요?”
이달 4월 방문한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에서는 쓰레기 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묻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수도권매립지는 가정에서 나온 일반 쓰레기, 타지 않는 쓰레기, 쓰레기를 태운 소각재 등을 묻는 곳입니다. 5m 높이로 쓰레기 층과 흙을 반복해서 쌓아 총 40m, 8층까지 묻습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생기는 가스나 침출수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흙을 함께 쌓습니다. 쓰레기를 매립한 곳에는 가스를 포집하는 설비와 침출수를 모으는 관을 함께 놓아서 매립 후의 환경을 관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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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해서 줄이고, 버린 만큼 돈 낸다
한국에서는 매년 1인당 400kg 이상의 쓰레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쓰레기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 종량제 봉투를 이용해 처리합니다. 가정에서 쓰는 종량제 봉투는 크게 일반 쓰레기 봉투와 음식물 쓰레기 봉투로 나뉩니다.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 양에 따라 정해진 규격의 봉투를 구매해 쓰레기를 담아 버립니다.
각 쓰레기는 종류에 따라 버리는 방식이 다릅니다. 일반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를 제거한 후 전용 수거통에 버립니다. 재활용품은 오염물질을 깨끗하게 씻은 뒤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아 공동 주택의 쓰레기장 또는 단독 주택의 집 앞에 내놓습니다. 이때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봉투를 내놓거나, 일반 쓰레기 봉투에 재활용품 혹은 음식물 쓰레기를 섞어서 버리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서울 관악구 소속 무단투기보안관이 일반 쓰레기 봉투 속에 음식물이나 재활용품이 있는지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관악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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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수거만으론 부족하다
세계에서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에서는 그동안 쓰레기 분리배출이 의무가 아니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는 음식물과 재활용품, 일반 쓰레기를 아무 봉투나 큰 통에 한 번에 담고, 외곽 지역으로 가져가서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법으로 처리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오래 보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뉴욕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냄새나 벌레 문제로 이웃과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다른 쓰레기와 함께 버려서 빨리 치워버리길 택한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환경에 무척 치명적입니다. 우선 쓰레기 양이 너무 많다 보니 처리하기가 어렵고, 태우거나 묻는 데도 한계가 있어 쓰레기를 캐나다, 멕시코 등 주변 국가에 수출하기도 합니다. 자원의 재활용률도 2024년 기준 약 17%에 불과합니다.
결국 뉴욕은 2024년 10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을 의무화했습니다. 음식물,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 일반 쓰레기 전용 통을 두고 수거하기로 했습니다. 분리배출을 하지 않거나 전용 통이 아닌 다른 봉투, 통에 쓰레기를 담아 버릴 경우 약 7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뉴욕은 분리배출을 통해 기존 쓰레기 양의 30∼35%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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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쓰레기는 봉투를 뜯어 재활용품이나 음식물이 섞여 있지 않은지 한 번 더 확인한 뒤 부피가 줄도록 최대한 압축해서 불에 타는 것은 태우고, 불에 타지 않는 것은 땅에 묻어 처리합니다. 쓰레기 봉투를 태우면 전체 부피의 16% 정도가 재로 남습니다. 2026년부터는 이러한 소각재 등 쓰레기의 잔재물만 매립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쓰레기 묻을 땅을 아낄 수 있고, 가스나 침출수도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태우면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타지 않는 쓰레기도 많기 때문에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재활용이 어려운 일반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며 “일회용품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다회용품을 쓰고, 수리나 수선을 통해 한 물건을 오래 쓰면 소각되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현영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4everyo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