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차림 할머니 연주단 14명 LA킹스 홈경기서 美국가 연주 2만 관중 제창… 3경기 내리 이겨 “늘 이민자로 여겨졌는데 감격”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LA킹스와 에드먼턴 오일러스 간 플레이오프 경기에 앞서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KSCCLA)’ 하모니카 교실 회원들이 미국 국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 출처 KSCCLA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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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미국 코리아타운의 ‘한인 할머니들’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기에서 ‘승리의 부적’으로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아이스하키 경기장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린 두 차례 경기에서 미 국가를 연주한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KSCCLA)’의 하모니카 교실 회원 14명이 그 주인공이다.
NHL 소속 LA킹스는 21일(현지 시간) 홈구장에서 열린 에드먼턴 오일러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국가 연주자로 이들을 초청했다. 백발의 연주단원들이 “시작!” 하는 구령과 함께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2만여 관중도 따라 제창했다.
이날 6 대 5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LA킹스는 하모니카 연주단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식 X 계정에 올렸다. “다음 경기에도 할머니들을 초청해 달라”는 LA킹스 팬들의 댓글이 쇄도해 구단 측은 23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이들을 초청했다. 이번에 단원들은 LA킹스 유니폼을 입고 연주했고, 결과는 6 대 2로 또다시 승리였다. 두 번 모두 무대에 섰던 도나 리 씨(80)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는 아이스하키를 모르지만,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순간 소리를 질렀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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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LA킹스는 KSCCLA 하모니카 교실 회원들이 국가를 연주한 세 경기에서 내리 이겼지만 다른 두 경기에선 패해 현재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있다. LA타임스는 “하모니카가 킹스의 포스트시즌 ‘행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박관일 KSCCLA 사무국장은 스포츠매체 ESPN에 “늘 이민자로 여겨졌던 우리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규모 관중 앞에서 공연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