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강도 관세 정책을 무기로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가운데, 올 들어 국내에서의 금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4.4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금 현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금 1㎏ 기준)은 509억1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115억2300만 원)보다 341.85%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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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은행을 통해 사들이는 금의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이달 17일 기준 1조649억 원이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 잔액 6101억원 대비 4548억 원(75%)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말 1조 원을 넘어선 골드뱅킹 잔액은 이달 들어서 약 보름 만에 384억 원이나 불어났다.
골드뱅킹은 입출금이 수시로 가능한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0.01g 단위로 사고 팔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금 현물(실물)을 보유하지 않고도 가입 기한, 금액 등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금을 사고 팔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자들의 금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17일(현지 시간) 온스당 3328.40달러였다. 하루 전인 16일에는 온스당 3346.40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온스당 2641달러)보다 약 26% 상승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금 현물 시장의 금 가격(1㎏ 기준)도 지난해 말 12만7850원에서 이달 18일 15만2260원으로 뛰었다.
이처럼 금에 대한 매수가 뚜거운 것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자산으로 꼽혔던 비트코인이 기대 이하의 가격 추이를 보이면서, 금은 유일무이한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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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