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빼고 상호관세 유예] 코스피-코스닥 동반 ‘매수 사이드카’… 나스닥 24년만에 최대폭 12% 상승 日-대만 증시도 9% 이상 급등 골드만삭스 “美 경기침체전망 철회”… 일각 “변동성 더 심해져 투자 유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무너졌던 시장이 그의 말 한마디에 되살아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언에 9일(현지 시간) 미국의 나스닥지수가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등했다.
한국 증시도 급반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제한)가 발동하면서 6% 안팎의 상승 폭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완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반등했고 대표적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가격도 올랐다. 하지만 보편관세 인상안은 기존과 같은 10%로 유지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시장을 뒤흔드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韓 증시 3일 만에 매도→매수 사이드카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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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다시 2,440대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오후 3시 30분 기준)도 하루 만에 27원 넘게 떨어졌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코스피는 앞서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관련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에 5% 넘게 빠지면서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코스닥도 5.97%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선 상호관세 도입을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억눌렸던 증시가 뛰어오른 것이다. 각국의 항의와 미국 현지의 반대 시위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지만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복잡한 글로벌 부품 공급망으로 트럼프발 관세 폭격의 직격탄이 예상됐던 빅테크의 주가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애플이 15.33%, 엔비디아가 18.72% 급등한 데 이어 테슬라는 22.69%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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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만삭스 “올해 미 경기 침체 없다”
경기 침체 우려가 누그러들자 국제 유가도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77달러(4.65%) 오른 62.35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물도 전일 대비 4.23%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유예로 인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상호관세 유예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이번 달 말 미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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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