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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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과 사고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여부는 물론 진행 정도까지 알 수 있는 혈액 검사법이 개발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60~8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진행을 늦추는 약물은 개발 돼 사용 중이다. 최근 임상 시험에서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 인지 저하를 25~40%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나네맙(donanemab), 레카네맙(lecanemab)과 같은 성분의 신약은 초기 단계 환자에게만 효과적이다.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환자의 상태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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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혈액 검사법을 더 발전시키면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라는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어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Tau) 단백질이 엉키는 게 특징이다.
왼쪽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아밀로이드 PET영상. 뇌피질 부위에 아밀로이드β 침착으로 붉은 색(화살표)로 보인다. 정상인은 뇌피질 부위에 아밀로이드β 침착이 없다(오른쪽). 동아일보 DB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eMTBR-tau243 수치가 상당히 증가했으며, 치매 단계에서는 더 높은 수치(최대 200배)를 보였다. 논문에 따르면 혈중 eMTBR-tau243 수치는 뇌의 타우 엉킴 양을 92%의 정확도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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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교신 저자인 워싱턴대 의과대학 신경과 랜들 J. 베이트먼 교수는 “이 혈액 검사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측정하는 최고의 바이오마커인 타우 엉킴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며 “현재 치료 현장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타우 엉킴과 치매를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엉킴 혈액 검사는 환자의 증상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것인지 훨씬 더 잘 진단할 수 있으며 의사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31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의 성명에서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신경 퇴행 분야 전문가 타라 스파이어스-존스 교수는 “연구 결과는 매우 유망하고 중요하다. 기존 검사보다 성능이 뛰어나며, 신약 임상 시험에서 약물의 효과를 추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단계에서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필요한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의 양(1.5㎖)이 상대적으로 많고 전문 시설에서만 분석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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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혈액검사 기술은 워싱턴대 스핀오프 벤처 C2N 다이애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에 기술이전 됐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