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 걷어내 헬기 투입 원활…경북 전 지역 주불 진화 잔불 정리에 총력…산청은 바람 강해져 아직도 불길
28일 안동시 임하면 마을에 산불 피해 흔적이 남아있다. 2025.3.28/뉴스1
이번 산불로 축구장 6만3245개 면적인 4만5157ha(산불영향구역)가 불에 탔고, 경남 산청 등의 산불까지 포함하면 주민 등 27명과 헬기 조종사 1명 등 28명이 사망했다. 산림 당국은 긴장을 놓지 않고 잔불 정리 및 뒷불 감시 체제로 전환해 완진한다는 방침이다.
● 얕게 내린 봄비가 ‘골든타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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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27/뉴스1
다음 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선 새벽 사이 내린 비로 운동장 바닥 등이 젖어 있었다. 특히 의성군 일대는 최근 며칠 중 가장 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감돌았다. 기온도 10도 가까이 떨어져 자원봉사자 등의 옷차림도 전날보다 두꺼워진 모습이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27일과 28일 새벽 의성 등 산불이 확산하던 5개 시군에 1~3mm의 비가 내렸다. 산불을 완전히 제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장하던 산불이 진정세를 보였다. 화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와 낮아진 기온은 헬기를 막던 연무를 걷어내며 조종사의 시야 확보에도 도움을 줬다.
2025.3.28/뉴스1
진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불이 꺼져도 돌아갈 집이 없다는 생각에 이내 망연자실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신두리 씨(90)는 “한동안 멍해 있었는데 요근래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6·25 때도 그대로 있었던 집이 불에 타버렸다. 앞으로 어떻게 사나”라며 다시 울먹였다. 집과 염소를 잃은 송선구 씨(71)는 “불이 꺼졌으니 큰 산은 하나 넘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걱정 시작이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실화자로 지목된 50대 남성을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 남성은 괴산리 발화 지점에서 성묘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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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산불 발생 8일째를 맞은 28일 오전 산불진화헬기가 산청군 시천면 구곡산에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2025.03.28.[산청=뉴시스]
21일부터 시작된 경남 산청군 산불도 아직 진화되지 않았다. 오후 8시 진화율 96%까지 올라갔지만 강해진 바람에 주불 진화는 실패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약 1800ha로, 총 화선 71km 중 남은 2.5km 구간에 대한 집중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산청 산불 불길은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넘어가 80ha의 피해를 입혔고 천왕봉 4.5km까지 접근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 43대를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집중 투입해 진화 작업을 한 데 이어 야간에는 특수진화대 등 1030여 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에 나섰다. 주한미군 CH-47(치누크) 헬기 1대와 블랙호크 3대가 이날 투입됐다. 임 청장은 “지리산 입구 지역의 경사가 가파르고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워 돌풍에 따라서 확산과 진화가 반복적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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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영덕=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