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 人터뷰]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강석훈 대표 AI 기반 맞춤형 패션 추천으로… 3년새 매출 2539억 늘며 급성장 “패션 중심지, 이제 유럽 아닌 한국… 美-日 등과 파트너십 맺고 해외 진출”
20일 서울 서초구 에이블리 본사에서 만난 강석훈 대표는 최근 한국 패션 트렌드를 “합리적인 소비를 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광고 로드중
“한류 콘텐츠의 인기로 ‘K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관련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은 시대에 대한 배신이죠.”
20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에이블리 본사에서 만난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41)는 “한동안 유럽에 기울어져 있던 ‘패션 중심지’라는 키워드의 무게 추가 이제 한국으로 기울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들이 무엇을 얼굴에 바르고(K뷰티), 무엇을 먹는지(K푸드)를 넘어 세계인의 관심이 K스타일, K패션에도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강 대표가 창업한 에이블리는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과 콘텐츠 중심 사용자 경험(UX)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패션 커머스 플랫폼이다. 에이블리는 업계 최저 수준인 3%대 판매 수수료 정책과 누구나 콘텐츠(코디 이미지)만 올리면 에이블리가 사입, 배송, 고객서비스(CS) 등을 처리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빠르게 성장하며 K패션 대표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일본에도 진출해 ‘아무드’라는 패션 플랫폼 앱을 출시했다. 3월 말 기준 아무드의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500만 회를 돌파했다.
광고 로드중
이 같은 빠른 성장과 K스타일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에이블리는 최근 중국 알리바바로부터 1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3조 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현재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3230억 원이다. 강 대표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패션업계 출신이 아니다. 오히려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의 꿈은 글을 쓰거나 책을 관리하는 도서관 사서였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패션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검은 옷만 입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분들이 사업을 잘하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패션에 ‘무지몽매’한 그의 무기는 ‘개인화’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었고 이를 스타일 커머스에 접목했다. 그는 2011년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친구들과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동영상 서비스 업체를 창업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를 이용하는 930여만 명에게 노출되는 화면은 개인에 따라 전부 다르다”며 “에이블리는 개인의 취향에 대한 양질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정 옷 취향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방을 꾸미고, 어떤 화장품을 사는지까지 AI를 통해 분석하고 유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고 로드중
이민아 기자 omg@donga.com